작년 누적 처방액 270억 기록...“주1회 투약 편의성·당뇨병 진료지침 변경 등 영향”

[라포르시안] 주 1회 투여하는 GLP-1 유사체 ‘트루리시티(성분 둘라글루타이드)’가 국내 출시 3년여 만에 인슐린을 포함한 당뇨병 주사 치료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릴리는 지난 2016년 5월 일주일에 한 번 투여만으로도 혈당 관리가 가능한 트루리시트를 출시했다. 트루리시트는 기존 GLP-1 유사체 대비 주 1회로 주사 투여 횟수를 줄였고, 복용량 조절이 필요 없는 펜 타입으로 환자들의 치료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9일 한국릴리에 따르면 트루리시티가 지난해 기준 누적 처방액 270억원을 기록, 전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2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기록은 ‘트레시바’, ‘투제오’, ‘란투스’ 등 먼저 출시된 인슐린 주사제 매출보다 높은 수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실 트루리시티 출시 전만 해도 당뇨병 주사 치료제 시장에서 ‘GLP-1 유사체’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2015년 국내 실정에 맞지 않았던 기존의 BMI(체질량지수) 기준이 완화됐고, 주 1회 투약만으로 혈당 조절이 가능한 트루리시티가 출시되면서 GLP-1 유사체 계열이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트루리시티의 강점은 치료제의 ‘투약 편의성’에 있다. 

기존에 인슐린을 처방 받는 환자들은 하루에 1번, 많게는 4번까지 직접 복부에 주사를 투여해야 했다. 반면 트루리시티는 투여 횟수를 일주일에 단 한 번으로 대폭 줄이면서 주사제에 대한 환자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었다.

여기에 국내외 당뇨병 진료 지침 변경도 한몫했다.

기존 당뇨병 진료지침에는 당뇨병 1차 치료 시 메트포르민으로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 있어 경구용 치료제 중심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당뇨병 학회가 제시한 변경된 당뇨병 진료 지침에 따르면 환자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당뇨병 진행 초기부터 GLP-1 유사체를 다른 경구용 제제들과 동일 선상에서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주사제를 통한 당뇨병 치료가 필요한 경우 기저 인슐린의 전 단계에서 GLP-1 유사체를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19년 당뇨병 진료 지침에서도 GLP-1 유사체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 지표를 우수한 등급으로 평가,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는 심혈관질환 예방 혜택이 확인된 SGLT-2 억제제와 함께 GLP-1 유사체를 우선 권고했다. 

정인경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GLP-1 유사체는 혈당 강하 효과를 넘어 체중 감소와 신장질환 및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등에도 다면발현성을 보이며, 그 중 트루리시티는 다년간의 임상을 통해 치료 단계별로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종합적인 환자 맞춤형 당뇨병 치료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에서 트루리시티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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