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국가건강검진에 녹내장과 나이관련황반변성 검사를 포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실명은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실명으로 인해 환자 삶의 질이 저하되고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실명의 주요 질환으로 백내장, 나이관련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병증이 꼽힌다. 80% 이상 실명은 예방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예방활동을 해야 하며, 안질환의 치료를 권고한다.

국가의 손해배상의 책임에 관한 법인 국가배상법에 따르면, 장애등급은 모든 급수에서 시각이 첫 번째 판정기준이고, 양안실명을 100% 노동력상실률로 판정한다. 또한 민간에서 후유장애지표로 쓰이는 맥브라이드식 노동능력상실판정은 시각 부분은 한눈의 시력이 실명일 때, 전신의 노동능력상실률이 24%이고, 양 눈의 시력이 실명일 때 전신의 노동능력상실률은 85%로 판정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안질환은 중요한 건강문제이다.

표 출처: 2017년 국민건강영양 조사결과
표 출처: 2017년 국민건강영양 조사결과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실명의 주요원인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는데, 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는 실명의 주요원인은 백내장, 굴절이상, 녹내장, 황반변성 순이다. 선진국에서는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증의 순으로 실명의 원인이 된다고 보고 된 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안질환에 대한 국가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 주관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2년도)에서 안질환 관련 유별률이 조사된 바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녹내장 유병율은 70세 이상에서는 4.9%로 보고되었으며, 40세이상 황반변성 유병율은 초기황반변성은 6.0%, 후기 황반변성은 0.6%으로 파악됐다. 당뇨망막증은 15.8%로 나타났다.

2017부터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안과학회 공동으로 국민건강영양조사, 안질환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주요 안질환 유병률(40세이상)은 나이관련황반변성 13.4%, 녹내장 3.4%, 당뇨망막병증(당뇨병 유병자) 19.6%로 나타났다.

안질환 유병자 중 본인에게 질환이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나이관련황반변성 3.5%, 녹내장 25.8%로 매우 낮았고, 당뇨병 유병자 중 합병증 확인을 위해 안저검사를 받아본 사람은 23.5%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안질환 관련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 2016년 기준으로 국내 시각장애인수는 총 25만2,794명으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이다.

녹내장, 당뇨병성 망막병증, 나이관련황반변성 등 3대 안과질환의 환자 수는 2013년 97만명에서 2017년에는 135만233명으로 38% 증가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3대 안과질환 총 진료비는 1조 401억원에 달했고, 이중 50세 이상 진료비가 8,799억원으로 84%를 차지했다.

2005~2015년 사이 10년간 비교분석한 결과 2015년에서 녹내장 유병율은 전 연령에서 99.0%가 증가했고, 특히 70대 이상에서는 147.1%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에 황반변성 유병률은 104.8% 증가했고, 연령별로도 70대 이상은 167.7%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고령화 인구비율이 2015년 12.8 %에서 2019년 14.9 %로 증가하고, 기대여명이 2013년 81.4년에서 2017년 82.7년 늘어남에 따라 노인성 질환에 대한 보건정책 수립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고령화에 따른 안질환의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으나 인구의 26.5%는 생애에 한번도 안과검진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저촬영
안저촬영

안과학회는 3대 실명원인 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눈의 신경상태를 확인하는 안저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국가건강검진에서 고혈압, 당뇨환자의 경우 2차검진에 안저촬영검사를 시행 중이다. 2018년 7월부터 서울시 시민건강포인트로 고혈압, 당뇨환자 안저검사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 항목에 시력, 안압, 안저촬영을 포함하고 있다.

안저검사를 위한 인프라도 충분한 상황이다. 안과학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안과전문의 수는 3,309명이며, 안과의원 수도 1,576개소에 달한다.

안과학회는 "녹내장, 노인성황반변성일 경우 발병에서 자각증상까지 수 년 이상 걸린다"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상당히 늦은 시기로, 특히 녹내장은 손상된 신경을 회복시킬 수는 없고 손상된 신경의 악화를 막는 것이 과학적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안저촬영은 무해한 빛으로 단시간 촬영하기 때문에 예상되는 위해성은 상당히 낮고, 검사 직후 1분정도의 눈부심과 잔상효과가 있으나 후유증은 없다. 특히 다른 검사와 달리 X-ray 노출이 없고, 통증, 감염, 발암요인, 마취위험, 감염위험도 없다.

안과학회는 "40세 이상 한국인에서 주요 실명원인인 녹내장이 3.4 %, 나이관련황반변성 13.4%으로 관찰되며, 녹내장의 자가 인지율이 25.8%, 황반변성의 자가 인지율이 3.5%"라며 "국가검진을 고려하는 유병율기준이 5%임을 고려할 때, 두 가지 질환을 대상으로 하는 안저촬영검사를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안저 촬영 검진으로 인한 이득이 손해보다 크고, 비용 대비 효과가 있으며, 실명에 의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고려해 볼 때 국가적인 안저검사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며 "국민보건향상을 위해 안저촬영을 국가검진도입을 고려할 시기가 되었으며, 우선 안저촬영시범사업을 도입해 경제성을 검증해보고, 실명예방을 위해 적절한 프로토콜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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