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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환자 외면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간호인력 확충·수가 개선 필요"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운영실태 조사...대부분 1~2개 병동만 소극적 운영
간호인력 수급난·인력배치기준 등 정책대안 마련해야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라포르시안]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이 늘고 있지만 그 도입 취지에 맞게끔 운영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적정 간호인력을 확충하지 못하고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게다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에서 수가 등의 문제로 간병이 필요한 중증환자는 외면받고 돌봄이 상대적으로 쉬운 경증환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보건의료노조가 올해 3~4월 전국 42개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2개 병원 중 37개 병원(88.09%)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운영 중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구모를 보면 1개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이 13곳, 2개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이 16곳 등 1~2개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이 78.37%를 차지했다. 3개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은 4곳, 7개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은 3곳, 5개 병동과 6개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이 각각 1곳씩이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운영하는 곳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전면적으로 확대되지 못한 채 여전히 대다수 병원들이 1~2개 병동씩만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조사 대상 병원 중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가장 많이 운영하는 병원은 부천성모병원(7개 병동 322병상), 고대의료원(7개 병동 283병상), 국립중앙의료원(7개 병동 269병상)이었다. 가천대길병원(6개 병동 306병상), 국립암센터(5개 병동 220병상)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많이 확충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운영의 긍정적인 점으로는 ▲전인간호 실현 ▲전문적 간호서비스 제공 ▲응급상황시 발빠른 대처 가능 ▲쾌적한 병실 환경 ▲감염관리의 효율성 증대 ▲간호인력 확보로 환자안전 증진 ▲간병비 부담 감소 ▲연장근무 감소, 노동강도 약화, 휴게시간 및 점심시간 보장 등 간호인력 근무환경 개선 및 삶의 질 향상 ▲보호자로 인한 감정노동 감소 ▲간호사 업무만족도 향상 ▲간호서비스 질 향상 등을 꼽았다.

이처럼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가 환자 만족도와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간병비 부담 해결과 간호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좋은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병원이 이를 확대하지 못하고 있었다.

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병상은 2013년 13개 병원 1423병상에서 2019년 5월말 현재 528개 병원 4만 1665병상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10만 병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병원이 처해 있는 상황과 추진 속도를 볼 때 목표달성이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확대에 나서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대부분 간호사 인력 부족과 수급난을 꼽았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운영에 필요한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확대하고 싶어도 확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사직한 간호사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운영하다가 폐쇄하는 경우도 있었다.

환자 본인부담액이 높아 환자들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입실을 꺼리는 상황도 벌어지고, 안전사고 위험 때문에 중증도가 낮은 환자 중심으로 운영하다 보니 병상수를 채우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밖에 ▲시설 부족 및 건물 개보수에 따른 비용 부담 ▲병원측의 확대 운영 의지 부족과 진료과장들의 협조 부족 등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확대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실태조사에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운 점과 부정적인 면도 함께 조사했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는 간호사의 잦은 이직과 수급난으로 인해 인력배치 기준을 유지하기 힘든 점이 지적됐다. 또한 ▲야간전담자가 월 15일간의 야간근무를 해야 하는 부담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근무 기피 ▲1~2개 병동에 여러 진료과 환자들이 섞여 운영되면서 업무부담 가중 ▲간호조무사나 병동지원인력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데 따른 고용불안 ▲직종간 업무분담 불명확 등을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제도적인 미비점으로는 ▲중증도에 따른 수가 차등 지원제도가 없어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중증환자 입원을 꺼리는 점 ▲높은 본인부담금과 경증환자 위주 운영 때문에 안정적인 병상가동률이 보장되지 않는 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에 정확한 입원 기준이 없어 중증환자들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이 아닌 타 병동으로 쏠리는 점 ▲간호사, 간호조무사, 병동지원인력 등 인력간 모호한 업무범위 구분에 따른 갈등 초래 등이 제기됐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의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생기는 문제도 있다. 

실태조사 결과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에 대한 환자들의 이해도가 낮아 지나친 요구 ▲증빙서류를 구비하기 위해 동사무소까지 동행하거나 간식 및 생활필수품 구매 등 보호자가 해야 할 일까지 요청 ▲환자가 사적인 심부름을 시켜 간호인력의 잡무가 많아지고 소진된다 ▲환자의 무리한 요구에 대한 민원 대응 어려움과 같은 문제를 호소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정부에 ▲간호인력 부족과 수급난 해결 대책 마련 ▲환자질환별, 중증도별 간호인력 배치기준 상향 조정 ▲직종별 명확한 업무 구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인력 정규직으로 채용 의무화 ▲간호사와 보조인력에 대한 체계적이고 표준화된 교육 ▲간호간병통합서비스제도에 대한 환자·보호자 교육과 홍보 ▲표준화된 인력배치 기준 마련 ▲시설 개선 예산 지원 및 환자 개인 간호용품(기저귀, 물티슈 등) 수가 반영 등의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가장 우선적으로 정부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확대를 위한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운영을 확대하는 데서 나타나는 어려움과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실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부터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7월 2일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의 노조간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확대를 위한 정책워크숍을 통해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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