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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서울의료원, 청소노동자 사망원인 왜곡·은폐하려 해"시민대책위 "지병으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원인 왜곡...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재현하려 하나"
사진 제공: 보건의료단체연합

[라포르시안]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다가 숨진 60대 미화원이 숨진 원인을 놓고 시민단체가 시와 의료원 측에서 진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11일 서울의료원과 '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고 서지윤간호사 사망사건 시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의료원에서 청소 업무를 담당하던 노동자 심모(59) 씨가 사망했다. 고인은 사망 전날 아침까지 근무를 하다가 갑작스러운 복통으로 조퇴 후 다시 서울의료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다음날 숨졌다.

고인의 사망에 대해 유족과 노조 측에서는 "고인은 사망직전까지 12일 연속근무를 했고, 병원내 폐기물 소각업무를 담당했다"며 과로와 감염사고가 사망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지난 10일 해명자료를 내고 "고인은 본인의 개인사정(결혼식)으로 동료 근무자와의 협의해 차주 근무일을 앞당겨 근무한 것이며, 서울의료원 청소미화원은 주 45시간 근무로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 기관은 "사망한 청소미화원은 의료폐기물 처리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으며 혈액검사를 통해 고인의 사망원인이 원내 감염과 무관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고 서지윤간호사 사망사건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서울의료원 측이 공동으로 고인의 사망원인을 은폐하고 왜곡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대책위는 "서울시 시민건강국은 숨진 청소노동자가 12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닌 것처럼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5월에 고인이 근무일정을 스스로 변경한 것이라고 해도 12일 연속근무를 한 것은 사실이며, 이는 병원 측에서 발급해 고인이 지니고 있던 6월 근무표가 그 증거"라고 지적했다.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6월달 고인의 근무표는 최소 12일에서 19일 연속 근무로 짜여 있었다.

시민대책위는 "결국 서울의료원 청소노동자들의 연속근무는 병원장이 ‘수당 지급을 하지 않겠다’며 연차 사용을 강제하는 등으로 인해 일상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인력 충원이 전혀 없는 채로 강제되었기에 2인 이상의 근무량을 혼자 감당하게 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던 것이다. 고인의 동료노동자가 18일 연속 근무까지 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민기 현 서울의료원장이 취임한 이후 의료원 내 청소노동자 수는 줄고 근무환경이 더 악화됐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시민대책위는 "김민기 원장이 취임한 2012년에 의료원 청소노동자는 69명이었고, 2013년에는 65명, 2014년에는 58명으로 줄었다"며 "김민기 병원장 임기 8년차 서울의료원 청소노동자 수는 11명이 줄었지만 노동강도는 강화됐고, 노동자들은 과로사하는 지경이 됐다"고 비난했다.

고인이 병원외곽의 쓰레기 수거업무만 담당했기 때문에 의료폐기물 감염 가능성이 없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시민대책위는 "고인은 5월 내내 4월말 병가를 낸 노동자를 대신해 대체업무로 인해 병원 의료폐기물 처리 작업을 했다. 링거병분리작업, 투석병칼슘제거등 1달간 지속했고, 6월 1일에는 하역장 당직으로 각병동,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에서 수거한 쓰레기 및 페기물을 분리하는 작업을 했다"며 "서울시 시민건강국은 병원 현장을 단 한 차례도 방문해 확인하지 않고 병원으로 받았을 ‘스케줄표’를 근거로 설명 자료를 썼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와 서울의료원 측이 공동으로 고인의 사망원인을 은폐하고 왜곡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의료원은 지난 10일 해명자료를 통해 "지난 10일 고인의 최종 혈액검사 결과에서 확인된 병원균은 클렙시엘라균으로, 클렙시엘라균은 폐렴, 간농양 등의 원인균"이라며 "주로 간경화, 당뇨 등의 기저질환자에게 잘 발생하며 이번에 확인된 병원균은 감염내과전문의에 의하면 의료폐기물로부터의 감염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의료전문의들이 유가족 의뢰로 고인의 의무기록지 등을 검토한 결과 고인의 사망원인은 폐렴이 과로로 악화되어 진행된 폐혈증으로, 과로로 인해 사망했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라며 "최종 혈액검사 결과 고인의 원인균으로 드러난 클렙시엘라균은 전체 병원내감염 원인균의 3위에 해당하는 균으로, 이번에 발견된 클렙시엘라 균주는 다제내성 클렙시엘라 균주로 오히려 병원 내 감염일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때 서울대병원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숨진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를 왜곡한 사례를 언급하며 서울의료원이 동일한 전철을 밟으려 한다고 우려했다.

시민대책위는 "서울시 시민건강국이 서울의료원 측과 함께 고인의 사망원인을 지병으로 인한 폐렴으로 왜곡, 축소하고 클렙시엘라균 감염을 고인의 지병 탓으로 제한하려는 것은 의학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는 주장"이라며 "서울의료원은 더 이상 고인의 사망원인을 은폐 왜곡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박근혜정부가 저지른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 왜곡 은폐의 역사를 동일하게 재현하고 싶은가"라고 반문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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