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협상팀, 최저임금 인상 반영도 절레절레...구체적 수치 놓고 협상 본격화

지난 5월 16일 열린 의사협회와 건강보험공단의 수가협상 모습, 
지난 5월 16일 열린 의사협회와 건강보험공단의 수가협상 모습, 

[라포르시안] 2020년도 유형별 의료수가 협상(환산지수 계약)이 중반전으로 접어들었다. 수가 인상률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을 벌여야 할 시점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유형별 보건의료공급자들이 나눠야 할 전체 파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는 지난 23일 회의를 열고 이번 협상에서 수가 인상에 필요한 추가소요재정분(밴딩 폭)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추가소요재정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넉넉지 않은 규모인 것은 확실해보인다. 

공단 재정운영위 최병호 위원장(서울시립대 교수)는 지난 23일 라포르시안과의 통화에서 "밴딩 규모는 협상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다. 오늘 회의에서도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추가소용재정 규모를 결정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 결과는 공급자 쪽에 매우 불리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세를 감안하면 오히려 수가를 인하해야 할 정도라고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 건강보험 진료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인데, 목표진료비 이상으로 진료비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연구 결과대로라면 공급자들의 수가를 깎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수가를 깎은 것은 건강보험 재정위기 때 딱 한 번이었다"면서 "과거 수가 인상 추이도 보고 최근 보험재정 상황도 보고, 보장성을 강화하는 부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건보공단 협상팀에서 잘 협상하도록 적정한 수준으로 보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수가를 깎아야 하는 쪽으로 연구 결과는 나왔지만 그렇게까지는 안 될 것이라는 얘기다. 

현행 지속가능한 진료비증가율(SGR)에 기초한 환산지수 연구방식의 한계도 인정했다. 

최 위원장은 "재정운영위는 환산지수만 갖고 재정을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오늘 회의에서 유형별 파이까지 결정하지 않았다. 우리는 총량을 관리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 부분은 건보공단에서 유연하게 정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가에 최저임금 인상 반영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열린 대한약사회와 수가협상에서 건보공단 협상팀은 난색을 표시했다. 

약사회 협상단은 약국도 다른 공급자와 마찬가지 상황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지만 건보공단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은 다른 방법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반응이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가 인상에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의협 협상팀도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을 핵심 수가인상 전략 중 하나로 정했기 때문에 향후 공단과의 협상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의협과 건보공단 협상팀은 오늘(24일) 오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체적인 상황으로 볼 때 중반전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열리는 오늘 협상부터 양 측이 구체적인 인상률을 놓고 서로 밀고 당기기 식의 협상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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