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외과 윤영남·이승현 교수팀

정기 진료를 받으러 온 이승영 환자와 윤영남 교수(사진 오른쪽부터). 사진 제공: 세브란스병원 
정기 진료를 받으러 온 이승영 환자와 윤영남 교수(사진 오른쪽부터). 사진 제공: 세브란스병원 

[라포르시안]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되는 베체트병(Behcet's Disease) 환자에 대한 국내 첫 심장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세브란스병원은 심장혈관외과 윤영남·이승현 교수팀과 심장내과 강석민·심지영·오재원 교수팀이 베체트병으로 심장이식을 받은 남성이 4개월간의 회복기를 거쳐 최근 일상생활에 복귀했다고 15일 밝혔다. 

우리나라 최초의 베체트병 심장이식 환자로 기록될 주인공은 올해 50세인 이승영(남) 씨로 지난해 말 세브란스병원에서 공여자의 심장을 이식했다. 

장기간의 재활·약물 치료과정을 거쳐 최근 의료진으로부터 일상생활로 완전복귀 가능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지난해 1월 극심한 호흡곤란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과정에서 베체트병이 있음을 알게 됐다. 평소 입안이 자주 헐고 아팠으나 소홀히 여겼던 것이 질환을 키우는 원인이 됐다. 

정밀검사 결과 베체트병에 의한 염증이 대동맥과 대동맥판막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퍼져있었고 대동맥 판막부전으로 인한 심한 호흡곤란과 폐부종, 대동맥박리증까지 동반한 상태로 진단됐다. 

이씨는 염증 손상 부위를 인공혈관으로 대체하는 수술 등 지난해에만 세 차례의 인공판막 교체수술과 면역억제제 약물치료를 받았지만 심장혈관을 침범한 염증이 워낙 넓어 심장이식이 필요했다. 

심장 공여자를 기다리는 동안 염증 수술 부위의 다량출혈과 심정지가 왔고 약해진 심장기능은 회복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체외막산소화장치(ECMO)에 의존했고 신장기능 저하에 따른 혈액투석 치료까지 받았다. 

다행히 뇌사자의 심장을 이식 받게 됐으나 앞선 수술들로 장기유착이 극심했고 작은 자극에도 출혈이 발생하는 몸 상태 때문에 의료진은 큰 부담을 안고 수술에 임해야 했다.  

의료진은 보다 철저한 수술계획을 세우고 준비과정을 거쳐 심장이식 수술을 시행한 후 장기간 이어진 회복 단계에서도 맞춤형 심장재활치료와 염증을 막고 면역거부 반응을 억제 할 수 있는 약물치료을 병행했다. 심장 외 다른 신체 부위의 베체트병 발현을 조기진단하기 위해 류마티스내과·안과와 협진을 통해 면밀히 추적했다.

이 모든 과정을 주도한 윤영남 교수는 "베체트병 염증이 심장주변 주요혈관으로 침범했을 경우 생존율이 매우 낮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최초 베체트병 환자에 대한 심장이식 시행으로 일상에 복귀시킨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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