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쟁투 회의서 참여 여부 결정 못해...최대집 "상황 변화 따라 참여할 수도 있어"

지난해 5월 11일 오전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수가협상을 위한 상견례에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사진 오른쪽>과 최대집 의협 회장<사진 왼쪽>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5월 11일 오전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수가협상을 위한 상견례에서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사진 오른쪽>과 최대집 의협 회장<사진 왼쪽>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라포르시안] 2020년도 건강보험 의료수가 협상 개시 시점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의사협회가 협상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의협은 지난 18일 저녁 용산 임시회관에서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 2차 회의를 열고 2020년도 의원 유형 수가협상 참여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수가협상의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눈치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의쟁투 회의 직후 언론브리핑에서 "수가협상에 참여할지를 두고 진지한 토론을 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온라인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의협은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수가협상단 구성을 완료한 바 있다. 협상단 단장은 이필수 부회장(전남도의사회장)이 맡았고 김종웅 개원내과의사회장, 박진규 신경외과의사회 부회장, 연준흠 의협 보험이사 등이 위원을 맡았다.

의협은 지난 10일자로 건보공단이 2020년 의원급 유형 협상단 통보를 요청해오자 18일에 명단을 통보했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협상에 참여할지 최종 결정만 남은 상태다.

의쟁투가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최대집 위원장(의협 회장)의 결심이 서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12일 의협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5월 수가협상 참여 여부에 대한 질문에 "수가협상에 참여할지 안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불참해야 한다고 여기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말하는 상황 변화는 초·재진료 30% 인상과 원외처방료 부활 요구에 대해 정부가 재정 추계와 시행 일정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이렇게 '진전성'을 보인다면 수가협상은 물론 중단된 모든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바닥 여론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수가협상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수가협상에 불참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패널티를 받고 대정부 투쟁마저 가시적 성과 없이 지지부진할 경우 최대집 집행부의 남은 2년 임기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개원의 단체 한 관계자는 "수가협상 불참은 쉽지 않은 선택으로, 최대집 집행부의 존립에 치명적인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며 "과거 투쟁의 역사를 보면 의협은 실리보다는 명분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지만 대부분 명분도 실리도 챙기지 못하는 '빈손 투쟁'으로 끝났다. 최대집 집행부는 명분과 실리를 함께 챙기는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의쟁투는 이날 회의에서 ▲안전한 진료환경 확보와 의학적 판단이 최우선되는 최선의 진료환경 구축 ▲포퓰리즘 보장성강화 정책 중단 및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 체계 확립이 가능하도록 하고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의원급 생태계를 복원하는 등 지속가능한 의료체계 정립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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