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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성분 논란, 명찰 잘못 단 것처럼 간단한 문제일까'293유래세포' 발암원성 문제 간과...암세포처럼 무한증식 하게끔 암화(癌化)
코오롱생명과학 "발암원성 우려 고려해 방사선 조사로 증식 불가능"
시민단체 "성분 변경 알고도 묵인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라포르시안] '인보사 쇼크'가 바이오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의 주성분 가운데 하나가 허가 당시와 다르다는 점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31일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퇴행성 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의 주성분 중 1개 성분(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추정돼 업체 측에 제조·판매 중지를 요청하고 했다고 발표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미국에서 인보사의 임상 3상을 진행하던 중 1액에 포함된 연골세포의 성장을 돕기 위해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2액의 세포가 한국에서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통증 완화와 관절의 기능 개선 효과를 적응증으로 하는 인보사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관절경에 주사 방식으로 투여한다. 허가 당시에도 기대를 모았던 연골재생 효과가 입증되지 못하면서 효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인보사 제품은 1액과 2액을 담은 2개의 바이알로 구성돼 있다.

식약처 허가 사항에 따르면 제1액 바이알에는 동종연골세포가, 제2액 바이알에는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가 들어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허가를 받기 위해 식약처에 제출한 자료에 2액에 들어가는 형질전환세포가 '동종연골세포'라고 명시해 놓았다.  

그런데 뒤늦게 코오롱생명과학 측에서 자체적으로 인보사 구성 성분에 대해 검사를 시행했더니 2액에 들어 있는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GP2-293)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진 걸까.

식약처와 코오롱생명과학에 따르면 2액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연골세포에 삽입할 TGF-β1 유전자는 태아신장유래세포주(GP2-293)를 사용해 생산한다.

원래는 신장세포에서 생산된 TGF-β1 유전자만을 분리·정제해 연골세포에 삽입해야 한다. 그러나 신장세포에서 TGF-β1 유전자를 분리·정제하던 중 신장세포 일부가 혼입돼 오염되면서 당초 만들려던 연골세포를 신장세포로 대체하게 된 것으로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추정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티슈진(현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초기였던 2004년에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를 분석해 유래세포를 파악했을 때 연골세포의 특성이 발현돼 연골유래세포로 판단했다"며 "그러나 최근 시행한 STR 검사에서는 GP2-293의 유전학적 특성이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인보사 성분 논란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따로 있다. 바로 인보사 제품을 구성하는 2액의 성분으로 밝혀진 GP2-293 세포의 특성이다.

인보사의 구성 성분으로 확인된 GP2-293 세포는 HEK(Human Embryonic Kidney, 사람 태아신장) 293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주이다. 당초 HEK-293 세포는 유산된 태아의 신장으로부터 적출한 세포를 형질전환 시킨 세포주로, 발암유전자(oncogene)를 발현시키는 방법으로 암세포처럼 무한증식할 수 있도록 암화(癌化)한 것이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이와 관련 코오롱생명과학은 기자간담회에서 "임상개발 초기에 제기됐던 형질전환세포의 종양원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 FDA 및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권고에 따라 방사선 조사까지 실시해 안전성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종양원성(발암원성, Oncogenicity)이란 종양 형성을 일으킬 수 있는 성질을 의미한다. 유전자치료제 개발에서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면역 거부반응과 암 유발 가능성 문제다.

이런 특성을 고려하면 인보사를 구성하는 형질전환세포가 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성장인자(TGF-β1)를 가진 동종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GP2-293)라는 점은 코오롱생명과학의 해명처럼 '신장세포'에 '연골세포'라는 '명찰을 잘못 달아준 것'으로 단순화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인보사의 성분 오류에서 진짜 문제는 암세포처럼 무한증식하는 세포를 사람에게 주입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의 '유전자치료제 비임상시험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전자치료제의 벡터 또는 도입유전자 산물은 종양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항암제로 개발하는 유전자치료제의 경우 발암성 시험자료가 요구되지 않을 수 있으나 환자의 장기 생존이 예상되는 경우 또는 적응증이 암 이외로 확대 되는 경우에는 발암성 시험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해 놓았다.

인보사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 주입하는 유전자치료제로 환자의 장기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종양원성에 대한 안전성 확보가 더 철저하게 요구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제조과정에서 GP2-293 세포에 방사선을 조사해 증식이 불가능하게끔 세포사멸을 유도했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자간담회에서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사업 담당 유수현 상무는 "형질전환세포는 원천적으로 종양원성을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FDA 의견에 따라 생산단계부터 방사선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모든 생산 배치에 세포사멸을 확인하는 출고시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보사 관련 임상자료 공개하고 전면 검증 실시해야...식약처 직무유기"

한편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유전자치료제의 임상시험과 허가과정에서 식약처의 허술한 관리감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실련은 2일 성명을 내고 "식약처는 최초 임상시험부터 허가후 판매가 시작된 지금까지 약 11년간 ‘인보사’ 성분을 잘못 표기했는지 알지 못했다. 이번 사건도 미국 FDA가 임상 시험 과정에서 먼저 밝혀냈으며, 이를 코오롱생명과학이 자진 신고하면서 알게 됐다"며 "FDA는 임상 시험과정에서 성분이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지만, 식약처는 시판 허가가 난 이후에도 알지 못한 것으로, 식약처가 임상시험과 허가과정에서 의약품 성분에 대해 관리·감독을 허술하게 했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식약처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초 임상시험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11년간 부작용이 없었으니 안전성에는 우려가 없다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며 "결과가 안전하면 과정의 오류는 괜찮다는 식의 태도는 정부기관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황당하기 짝이 없으며 규제기관에서 절대 가져서는 안 되는 인식"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철저한 검증을 실시해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임상시험부터 최종 허가 때까지 신장세포가 혼입된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와 신장세포 혼입으로 인한 성분의 변화 여부와 안전성 문제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인보사는 2014년부터 식약처가 바이오업체 개발 지원을 위해 품질관리기준 설정 등에 대한 밀착상담을 해준 ‘마중물사업’ 중 하나로, ‘최초’라는 타이틀에 매몰돼 식약처가 사실을 알고도 은폐한 것은 아닌지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도 2일자 성명을 통해 인보사에 대한 임상자료를 공개하고 전면 검증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건약은 "의약품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코오롱생명과학과 식약처의 변명이 참으로 무지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며 "의약품의 기본은 해당 성분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분석이다. 심지어 어떤 성분인지도 몰랐던 제품에 대해 그간 써보았는데 괜찮았으니 앞으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은 어느 시골 시장 보따리 약장수에게나 들을 법한 말"이라고 꼬집었다.

건약은 "코오롱생명과학은 무허가 세포가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별 문제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세포의 유해성이나 체내에서의 작용 기전 등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긴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약처는 애초 전혀 다른 성분에 기반한 인보사 허가를 즉각 취소하고 임상 자료, 허가 자료,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 자료 등을 모두 공개해 전면 검증하고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를 대상으로 전수∙정밀 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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