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전문의와 연구자들이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2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5개국 출신의 혈액암 전문 의료진 120여명은 미국 혈액학회 저널인 '블러드(Blood)'에 보낸 글을 통해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가격이 너무 높다"고 비판했다.

이들 의료진은 "(제약사들이) 환자의 생존에 필요한 치료제의 가격을 높게 책정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이는 자연재해시 생필품 가격을 올리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혈병 치료제 가격 인하 노력에 동참하는 것은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의사들은 대표적인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의 경우 2001년 처음 시판됐을 때 3만 달러이던 1년치 복용분의 가격이 지난 10여년 동안 세배로 뛰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글리벡 이후 비슷한 신약이 5가지 더 나와 경쟁이 치열해졌는데도 가격은 점점 높아졌으며 경쟁 제품의 가격은 더 비싸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의 생존율이 기대를 밑도는 점 또한 치료제 가격과 연관이 있다고 의사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비싼 약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약 복용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개발도상국에서는 혈액암 전문의들이 지속적으로 큰돈이 들어가는 치료제 복용 대신 위험부담이 있더라도 골수이식수술을 하는 편을 지지한다고 의료진들은 전했다.

이번 백혈병 치료제 가격인하 요구는 휴스턴 MD 암센터의 백혈병 부문장 하고프 칸타르지안 박사가 주도했다.

이에 대해 글리벡 제조사인 노바티스는 성명을 내고 "치료제 가격에는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치료 효과 등의 가치가 반영돼 있다"고 반박했다.

노바티스는 "매년 미국 내 저소득층 환자 5천명에게 글리백 등 백혈병 치료제를 무상제공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세계 5만여명이 무상지원 혜택을 받았다"며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치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복잡한 문제지만 이를 위한 대화를 환영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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