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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진료거부권' 보장 법개정 추진 논란의료법 개정안 발의에 의협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 반겨...환자단체 "치료 받을 권리 침해하는 법" 반발

[라포르시안] 최근 의료인이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개정안은 ▲환자가 의료인의 진료행위에 따르지 않거나 의료인의 양심과 전문지식에 반하는 진료행위를 요구하는 경우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가 위력으로 의료인의 진료행위를 방해하는 경우 등 8가지 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해 놓았다.

진료거부권 도입은 앞서부터 대한의사협회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내용이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횡격막 탈장 오진' 의사 3명을 법정구속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의협은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제 특례와 함께 진료거부권 도입을 주장했다.

의협은 또 작년 12월 31일 발생한 고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교수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방안으로 의사가 환자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진료선택권’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번에 발의된 의료법 개정안도 이 같은 의료계의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김명연 의원은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의료기관내 폭행 등 사고의 우려가 있을 때에는 의료인의 보호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구체화 하려는 것"이라고 법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서 의협은 적극 반겼다.

의협은 지난 13일 공식 입장을 통해 김명연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이 의료기관내 폭력에 노출돼 있는 의료인의 보호권을 보장해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법 개정에 찬성입장을 표명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개정안의 진료거부는 환자를 선택하겠다는 것이 아닌 의료인 보호권이며, 이는 국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진료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의료사고 피해자 유족과 환자단체는 이 개정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의료사고 피해자 유족과 환자단체는 15일 성명을 내고 "김명연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의사의 진료거부 금지의무'를 '의사의 진료거부권'으로 변질시키는 법안으로, 이는 의사에게 환자를 선택할 권리로써 전면적인 진료거부권을 인정하기 위한 단초로 보여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의료법에 '진료거부 금지' 규정을 둔 입법 취지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의료법에 '의료인이 진료 요청을 받았을 때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해 놓은 이유는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예외적 사유를 일률적으로 정할 수 없고, 구체적 상황 아래서 의료인의 판단이 합리적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현행 의료법 및 하위법령에도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의 구체적인 유형을 명시해 놓지 않고, 사안에 따라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의료사고 피해자 유족과 환자단체는 "일부 구체적인 유형만 진료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법률이나 시행령시행규칙에 규정하면 그 이외의 유형은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아 진료거부를 하지 못하는 모순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보건복지부도 유권해석을 통해 법원에서 의료인의 진료거부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가능성이 큰 구체적인 유형 8가지를 예시로 소개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명연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인의 진료거부 금지의무'를 사실상 '의료인의 진료거부권'으로 변질시킬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의료사고 피해자 유족과 환자단체는 "진료거부가 예외적으로 가능한 정당한 사유를 8개 유형으로 구체적으로 한정해 법률에 규정하면 진료거부 금지의무를 규정한 의료법 제15조제1항이 제15조의2 개정안과 결합되어 진료거부권을 인정해 주는 규정으로 그 법적 성격이 바뀌게 된다"며 "의료행위에 대한 의사 독점주의라는 특권에 더해 진료거부권이라는 권리까지 인정해 주는 것은 절대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환자에게 가혹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의료인의 진료거부 사유를 의료법에 명시하는 것과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이 직접적으로 관련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이들은 "작년 10월 오진 의사 3명이 법정구속되는 일이 생기자 판결에 대한 집단적 항의과정에서 의협은 의사 진료거부권 도입을 주장했고 국회에 요청해 입법 발의를 겠다고 공언해 왔다"며 "의사의 진료거부권 도입 논쟁은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해서 시작된 게 아니라 오진 의사 3명이 법정 구속되자 의료계의 집단적 항의과정에서 의사의 과실 형사처벌 면제 특례법 도입과 함께 제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명연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입법 취지로 고 임세원 교수 사건을 언급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법안이 임 교수 및 유족의 유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의료사고 피해자 유족과 환자단체는 "고 임세원 교수와 유족은 차별 없는 정신질환 환자의 치료를 강조했는데도 오히려 김명연 의원은 진료거부권 도입으로 임 교수와 유족의 유지를 훼손했다"며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지 정신질환 환자의 폭력 위험 때문에 의사의 진료거부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이들은 "의료사고 피해자 유족과 환자단체가 수술실 안전을 위해 CCTV 설치를 요구하며 국회 정문 앞에서 76일째 릴레이 1인시위를 해도 국회는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국회는 의료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국민과 환자의 입장에서 진료실과 수술실 안전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의료인의 진료거부 금지의무를 규정한 의료법 제15조제1항을 '의료인의 진료거부권'으로 변질시키려는 개정안에 반대하며, 법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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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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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선의사 2019-03-15 11:50:54

    대단한 진료 거부권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갑자기 처음 보는 환자가 수면제만 왕창 달라고 한다든지, 고혈압이나 당뇨약을 조절을 해야 하는데 다 필요 없고 반복처방만 잔뜩 해달라고 한다든지 (그런 경우 아무리 설득해도 설득이 어려움) .. 폭언을 퍼붓고 협박을 일삼는 환자들.. 이런 극단적 경우에 대해서 법적 거부권을 원할뿐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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