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부터 서울 대기오염과 건강피해 우려 제기돼...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미세먼지' 보도 본격화

[라포르시안] '사상 최상의 미세먼지'로 연일 난리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호흡기 등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먼지는 코털, 기관지 점막을 통해 1차적으로 걸러진다. 하지만 지름 10마이크로미터(㎛) 미세먼지는 기도를 거쳐 폐포까지 유입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지난 2013년 대기오염과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Group 1)'로 지정했다. 그만큼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피해 심각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예전에는 어땠을까. 미세먼지 악화가 최근 들어서 급격하게 악화된 것일까.

예전 신문을 들여다보면 '스모그'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했고, 이에 따른 건강 우려를 보도하는 기사가 많았다. 당시까지만 해도 미세먼지의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고, 관련 정보도 부족했기 때문에 기사를 통해 미세먼지 문제가 보도되지는 않았다.

80년대까지는 매연,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등이 안개와 합쳐지면서 만드어지는 스모그 현상에 주목했다.

"2월과 3월은 스모그 계절. 아직은 우리를 심하게 괴롭히거나 실감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최근 서울 거리의 출퇴근 시간에 자주 발생, 시민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스모그는 자동차 배기가스 등 도시 매연과 가정연탄가스 등이 안개와 함께 섞여 발생하는 검은 연무. 올해 들어 서울에서만도 이러한 스모그 현상은 3일에 한 번 꼴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  <1971년 2월 16일자 경향신문 '2·3월은 스모그 季節...3일에 한번꼴' 중에서>

  1971년 2월 16일자 경향신문 '2·3월은 스모그 季節...3일에 한번꼴',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1971년 2월 16일자 경향신문 '2·3월은 스모그 季節...3일에 한번꼴',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이보다 전인 1963년 2월 12일자 경향신문의 '먼지에 묻혀사는 서울 시민'이라는 기사를 보면 수도의과대학(현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의 연구자료를 인용해 교통량이 많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먼지 농도가 심각해 호흡기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도했다.

"수도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사에 의하면 주택지라고 불리는 혜화동 일대도 먼지가 평균 21.6mppcf(1피트 입방당 먼지양)로 인체허용량인 11.2mppcf를 훨씬 넘을 뿐 아니라 위험도인 22.4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중략)이렇게 위험도가 넘는 먼지속에 살고 있으면 호흡기에 영향을 받아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염려가 많은 것은 뻔한 일이다" <1963년 2월 12일자 경향신문 '먼지에 묻혀 사는 서울市民' 중에서>

1963년 2월 12일자 경향신문 '먼지에 묻혀 사는 서울市民',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1963년 2월 12일자 경향신문 '먼지에 묻혀 사는 서울市民',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1970년대에도 대기오염이 호흡기질환 발생에 심각한 영향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경향신문인 1997년8월 보도한 '대기오염이 심각하다...증상별로 본 문제점과 그 대책'이라는 기사를 통해 관련 고려대의대와 가톨릭의대에서 수행한 연구자료를 인용해 대기오염이 호흡기 및 눈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도했다.

"고대의대 차철환 교수팀이 수원 시민과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도 조사에서 질병호소율은 수원시민에 비해 서울의 도심지 주민이 1.5배, 자동차 배기가스 오염도가 큰 고개에 사는 주민이 2배, 공장지역 주민이 1.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민의 호흡기질환을 비롯한 소화기 심장혈관계 질환은 수원시민에 비해 1.5~2,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톨릭의대의 눈질환 조사에서도 서울시 운전사가 수원 운전사에 비해 약 2.6배 가량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경향신문 1977년 9월 21일자 '서울 大氣汚染이 심각하다' 중에서>

경향신문 1977년 9월 21일자 '서울 大氣汚染이 심각하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경향신문 1977년 9월 21일자 '서울 大氣汚染이 심각하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한겨레신문은 1989년 10월 6일자 '위험수위 넘어선 살인 스모그'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대기오염이 국민건강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대기오염 수치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건강영향평가를 올바로 할 수 있도록 대기오염이 극심한 지역의 아황산가스 등의 일일 평균 수치를 반드시 고개해야 하며, 다른 지역과 사망자통계를 비교하여 환경질환의 실태를 조사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일반인들도 알 수 있도록 1976년 미국환경보호청이 공식적으로 채택한 '오염물기준지수(PSI)를 서둘러 채택하는 것도 국민건강을 보호하는 한 방법이다. 무엇보다 환경정책은 경제적인 측면보다 국민 건강의 측면을 앞세워야 온당하다. 그런 점에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지역 주민의 건강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가 아주 시급하다." <1989년 10월 6일자 한겨레신문 '위험수위 넘어선 살인 스모그' 중에서>

1989년 10월 6일자 한겨레신문 '위험수위 넘어선 살인 스모그',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1989년 10월 6일자 한겨레신문 '위험수위 넘어선 살인 스모그',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80년대까지 신문에서는 종종 1952년 발생한 '런던 스모그' 사건을 인용하며 대기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최악의 대기오염 사례로 꼽히는 '런던 스모그'는 1952년 12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발생한 스모그로 인해 2주 동안 4,000명이 사망하고 이후 2개월 동안 호흡기질환자를 중심으로 8,000명의 초과사망자를 냈다.

동아일보는 1989년 11월 27일자 기사에서 '런던 스모그' 사건을 인용하며 당국이 대기오염 문제에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침 잠자리에서 눈을 떳으나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무척 힘들었다. 애들도 잦은 기침을 하면서 선뜻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창밖에는 안개연기가 자욱했고 이런 현상을 며칠간 계속되었다. 안개와 함게 짙은 아황산가스가 호흡장애를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병원을 찾기 시작했고 병원은 환자들로 만원을 이루었다. 마침내 어린이 및 노약자들이 죽어가기 시작했다.」 이것은 지난 52년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런던 스모그 현상으로 4천여명이 사망한 사상 초유의 공해문제를 다룬 내용 중의 일부분이다. 이런 현상이 먼 나라의 얘기나 과거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 주변의 일로 다가오고 있다" <1989년 11월 27일자 동아일보 '서울 스모그」갈수록 重症' 중에서>

1989년 10월 6일자 한겨레신문 '위험수위 넘어선 살인 스모그',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1989년 10월 6일자 한겨레신문 '위험수위 넘어선 살인 스모그',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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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990년대 들어서 황사 관련 보도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언론에서 '미세한 먼지'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992년 당시 환경처가 대기오염물질인 부유분진(먼지)에 대한 환경기준을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미세입자농동 중심으로 변경하기로 정하고. 1993년 관련법 개정을 통해 미세먼지 기준을 신설하면서부터 언론 보도에 미세먼지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동아일보 1993년 6월 12일자 '中國 공해에 우리山河 멍든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동아일보 1993년 6월 12일자 '中國 공해에 우리山河 멍든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갈무리

국내 대기오염 문제가 중국 때문이라는 주장 역시 예전부터 지속해 보도됐다.

동아일보는 1993년 6월 12일자 '中國 공해에 우리山河 멍든다'라는 기사에서 한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한중환경협력은 중국의 개방 및 경제개발, 동북아의 정치적 역학관계가 맞물려 있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우선 한중간의 학술 및 인적교류 확대를 통해 오염문제에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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