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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은 '투쟁과 대화 병행' 원하는데...역주행하는 의협 집행부대회원 설문조사서 80% "투쟁·대화 병행하거나 대화로 해결해야"...민생정책연대에도 관심 낮아
최대집 의협 회장이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상임이사회를 열고 수가정상화 약속을 파기한 정부와 모든 대화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의협은 안전진료 TF, 심사체계 개편 협의체 등에 불참하고 있다. 2020년도 의원급 의료수가 협상장에도 나가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정대화 중단은 애초부터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의협이 최근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의정대화 중단이 의사사회의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의협이 지난 5일 발표한 '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1%가 대정부 투쟁이 필요하다고 했고, 76%는 의협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면 참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 발 더 들어가 보면 의사 회원들은 정부와 싸우더라도 대화는 병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협회가 보건복지부와 대화단절 및 투쟁 선언을 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응답자 가운데 1만5,849명(72.4%)이 '투쟁은 필요하나 대화는 병행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또 1,565명(7.1%)은 '투쟁보다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를 선택했다. 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체의 대화를 중단해야 한다'를 선택한 응답자는 4,101명(18.7%)에 그쳤다.   

심지어 의협이 정부와 대화를 단절하고 투쟁을 선언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회원도 전체 응답자의 33.1%(7,254명)나 됐다. 

의사 회원들은 이른바 '민생정책연대'에 대해서도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의협의 설명에 따르면 민생정책연대에는 정부의 반민생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가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압박에 시달리는 소상공인 단체와 유치원 3법과 에듀파인 도입에 반대하는 한유총과도 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사 회원들은 민생정책연대가 성공적 투쟁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의협이 '성공적인 투쟁을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1만1,751명(53.7%)이 '개원의, 봉직의, 교수, 전공의 등 모든 직역의 참여와 단합'을 꼽았다. 다음으로 '대국민 홍보를 통한 문제 알리기와 우호여론 형성'(26.2%)을 지지했다. 

반면 '시민단체 및 사회 각층, 전문가단체와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응답자는 고작 3.8%였다.

그러나 의협 집행부에 회원 설문조사 결과는 참고자료일 뿐이다.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회원들의 뜻에 따라 정부와 대화를 재개하거나 민생정책연대 추진을 중단을 고려할 뜻이 없음을 보였다.  

최대집 회장은 지난 5일 설문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문가단체인 의협의 특성상 시민단체나 전문가단체와 연대와 협력 경험이 매우 제한적이고 이해가 높지 않아 이런 결과가 나왔다"면서 "최저임금제 등 사회경제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는 필요하다. 의료기관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민생정책연대 준비위원회를 구성해서 직역, 직능단체들과 연대를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당장 정부와 대화를 재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의정대화 중단과 민생정책연대 카드는 최 회장이 지속적으로 외부에 홍보했기 때문에 다시 주워 담기도 뻘쭘한 상황이 됐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와 당장 대화를 재개하겠다고 말하기 어렵다. 모든 결정은 이르면 13일 이후 본격 가동되는 '의쟁투'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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