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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되는 산업재해...산재보험 대신 건강보험이 부담 떠안아산재은폐 따른 건보 재정누수 최소 277억~최대 3218억 추계...산재사고 건강보험 적용시 '산재은폐' 인식 부족해

[라포르시안] 우리나라의 산업재해율은 2017년 기준으로 0.48%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E) 회원국 평균과 비교하면 산업재해율이 1/4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특이한 건 '근로자 1만명당 사망자수 비율을 나타내는 사망만인율이 OECE 회원국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미국과 독일 등 OECD 주요국의 경우 산업재해율이 높지만 사망만인율은 낮은 형태를 보인다. 한국은 그 반대로 산업재해율은 낮은 데 사망만인율은 높다.

한국의 산업재해율과 사망만인율 수치가 의미하는 건 심각한 산재를 제외하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으로 처리하지 않고 은폐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산재로 인한 부상이나 질병이 은폐된다는 건 다르게 보면 산재로 인한 부상이나 질병을 치료하고 이를 산재보험이 아니라 건강보험을 적용받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산재은폐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누수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 고용노동부,「산업재해 현황분석」

건강보험공단은 최근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김진현)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실시한 '산재은폐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누수 방지방안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의료패널자료와 건강보험 부당이득 환수자료, 산재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연구진은 산재은폐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누수 추계를 거시적 추계모형과 미시적 추계모형을 적용해 모두 3가지 방법으로 분석했다.

우선 건강보험 진료건 중에서 산재 관련 질환으로 의심되는 진료건에 대한 실사 결과에서 산출된 산재 기여율을 적용해 재정누수 규모를 거시적으로 추계한 결과 주상병만 포함할 경우 2016년도 기준으로 연평균 1,484억원, 부상병 포함 시 2,257억원의 재정누수 금액이 산출됐다.

다음으로 근로복지공단 내부 자료 등을 근거로한 산재은폐율을 적용해 건강보험 재정누수 규모를 거시적으로 추계한 결과 산재은폐율에 따라 2016년도 기준 최소 277억원에서 최대 767억원의 재정누수 금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계됐다.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의 진료비, 직업기여율, 건강보험과 산재보험의 건당 진료비 차이, 건강보험의 부당환수 금액 자료를 이용해 미시적인 재정누수 금액을 추계한 결과에서는 2016년도 기준으로 연간 최소 277억원에서 최대 3,218억원의 재정누수 금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계됐다.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산재 은폐 방지를 위해 ▲산업재해조사표와 산업재해 신청서 정보 건강보험과 연계 ▲산재보험의 진료비 심사와 지급방법 개선 ▲산업재해 은폐시 처벌 강화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산업재해 조사표와 요양신청서 정보를 공유해 산업재해 조사표에 있는 명백한 산업재해임에도 요양 신청서가 없는 재해에 대해서는 해당 부상 및 질병을 산재보험으로 치료 받지 않고 건강보험 및 기타의 개별적 방법을 통해 치료 받았을 가능성이 많다"며 "따라서 해당 재해자에 대한 정보를 건보공단과 연계해 건강보험을 이용한 경우 지급된 공단부담금에 대한 환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대부분의 국가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산재보험 관련한 진료비 청구와 지급도 근로복지공단이 아니라 건강보험을 통해 일괄적으로 실시하는 쪽으로 산재보험 진료비 심사와 지급방법을 개선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앞서부터 산재와 건강보험 등 공적보험의 진료비 심사를 건강보험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산재은폐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으로는 ▲산업재해 조사표 개선 ▲산업재해 관리지표 개선 ▲산업재해 관련 페널티 경감 ▲산업보험료 산정방식 개선 ▲산업재해 은폐시 처벌 강화 ▲산업재해보상보험 홍보와 간소화 등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각종 평가지표의 재해율을 단순 재해에서 사망률 또는 중증 재해율로 변경해 재해로 인한 불이익을 경감하고, 산재보험 미가입 기간 중 발생한 재해에 대한 보험급여 징수율 압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산업재해를 은폐하다가 적발되면 과태료를 강화하고 은폐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내부공익신고포상금제도를 대폭 개선해 포상금의 규모를 높여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산재은폐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누수 방지방안 연구' 보고서

한편 연구진이 여러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재보험 관련 설문조사를 보면 작업 중 산재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건강보험으로 처리하는 것이 산재은폐에 해당한다는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1090명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재해 발생시 실제 산업재해로 처리하는 비율은 38.9%이며, 나머지는 공상처리하거나 다른 보험 혹은 개별 처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작업 중 산재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이를 건강보험으로 처리하는 것이 산재은폐라는 사실에 대해 51.6%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48.3%는 산재은폐라는 사실은 '전혀 모른다'거나 '잘 모른다'고 답했다.

산재 치료를 건강보험으로 처리하는 경우 건보공단에서 사후조사를 거쳐 해당 진료건에 대해 부당이득으로 처리하고 환수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66.8%가 모른다고 답했다.

산업재해시 산재 처리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회사 및 원/하청업체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고'(74.5%)가 가장 컸다.

다음으로 '산업재해건수 증가로 인해 회사가 불이익 받을까봐'(63.0%), '산재 신청절차가 복잡해서' 62.0%), '산재 신청해도 승인이 되지 않거나 않을 것 같아서'(61.8%), '고용노동부 조사·감독 때문에'(60.8%) 등을 꼽았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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