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일산병원 연구소, 건강보험 자료 이용해 분석..."성별·소득수준·연령별 건강영향 차이"

[라포르시안]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는 이틀째 고농도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가 발령됐다.

고농도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는 당일 오후 5시 예보 기준으로 앞으로 이틀 연속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50㎍/㎥를 넘을 것으로 예보될 때 발령할 수 있다.

예비저감조치가 발령되면 해당 지역내 행정·공공기관 소속 임직원은 의무적으로 차량 2부제 적용을 받고, 지역내 행정·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대기 배출 사업장은 운영 시간을 단축하거나 조정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따른 건강피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실제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 경우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COPD),폐암 등의 질환에서 외래 및 입원 등의 병원 방문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소는 최근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측정 자료와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이용한 호흡기질환에서 의료이용과 사망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미세먼지 농도 증가와 호흡기질환 환자의 의료이용 증가 및 사망 연관성을 파악했다.

이 연구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천식, COPD,폐암 등의 호흡기질환으로 입원하거나 외래진료를 받은 사람들의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이용해 진행됐다. 미세먼지 자료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대기오염 측정 자료를 이용했다.

분석 결과 천식 환자의 경우 PM10(지름 10㎛이하의 미세먼지)이 25μg/㎥를 기준으로 10μg/㎥ 증가할 때마다 외래 방문이 0.23% 늘고, 입원이 0.53% 증가했다. 또ㅓ 응급실을 경유한 입원은 0.77% 증가했다.

PM2.5(지름 2.5㎛이하 초미세먼지) 농도가 15μg/㎥를 기준으로 10μg/㎥ 증가할 때마다 천식 환자의 외래 방문이 0.20%, 입원이 0.83%, 응급실 경유 입원이 1.55% 증가했다. 특히 15세 미만의 경우 PM2.5 농도가 10μg/㎥ 증가할 때마다 입원이 0.93%, 응급실 경유 입원이 1.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천식 환자의 경우 남성에 비해 PM2.5 증가에 따른 입원 및 응급실 경유 입원이 더 크게 증가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경우 PM10이 25μg/㎥를 기준으로 10μg/㎥ 증가할 때마다 외래 방문 0.36%, 입원 0.49%, 응급실 경유 입원 1.02% 증가를 기록했다.

PM2.5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5μg/㎥를 기준으로 10μg/㎥ 증가시 외래 방문 0.60%, 입원 0.74%, 응급실 경유 입원 2.08% 증가를 보였다. COPD의 경우에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PM10, PM2.5 농도 증가에 따른 외래, 입원, 응급실 경유 입원이 더 크게 늘었다.

천식 환자와 COPD 환자의 PM10, PM2.5 노출로 인한 지연효과(lag effect)를 평가했을 때 천식 환자의 입원은 입원 발생 1일 전 PM10 농도와 당일의 PM2.5농도, COPD 환자의 입원은 입원 발생 2일 전의 PM10 농도와 3일 전의 PM2.5 농도에 영향을 받았다.

미세먼지의 지연 효과는 천식 환자에서 더 빠르게 나타나고, COPD 환자에서 더 느렸다.

폐암 환자의 경우 PM10이 25μg/㎥를 기준으로 10μg/㎥증가할 때마다 입원이 0.47% 증가했고, PM2.5 농도가 15μg/㎥를 기준으로 10μg/㎥ 증가시 입원이 0.62% 증가했다.

폐암 환자의 입원 증가는 전체 연령보다 65세 이상에서, 여자보다는 남자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전체 호흡기질환 환자의 사망 분석에서는 PM10이 25μg/㎥를 기준으로 10μg/㎥ 증가할 때마다 사망이 1.51% 늘었고, PM2.5 농도가 15μg/㎥를 기준으로 10μg/㎥ 증가할 때마다 사망이 1.9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표 출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소 보고서
표 출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소 보고서

특히 미세먼지 농도 증가에 따른 호흡기질환 환자 사망에 미치는 영향은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더 컸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득 구간에 따른 호흡기질환 환자의 사망은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0μg/㎥를 기준으로 10μg/㎥ 증가할 때마다 소득 구간 상위그룹은 1.05%, 중위그룹은 1.80%, 하위그룹은 1.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PM2.5)의 농도가 50μg/㎥를 기준으로 10μg/㎥ 증가할 때마다 호흡기질환 환자의 사망은 소득 구간 상위그룹 1.45%, 중위그룹은 2.10%, 하위그룹 2.20%의 사망 증가를 보였다.

연구소는 "미세먼지의 농도 증가에 따른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폐암 환자의 외래 및 입원 등의 병원 방문에서 사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강 위해성을 확인했다"며 "PM10에 비해 건강 위해성이 더 높다고 알려진 PM 2.5가 실제로 호흡기질환에 끼치는 건강 영향이 더 큰 것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세먼지의 건강 영향이 성별이나, 소득수준, 연령에 따라 많이 차이를 나타냈고. 일부 질환에 따라 차이는 존재하지만 주로 소아 및 노년층, 소득 수준이 낮은 집단 등에서 건강 영향이 컸다"며 "따라서 이러한 계층을 미세먼지에 대한 민감 계층으로 구분하고 보다 특화된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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