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과학연구소, '의료수학센터' 신설...첨단의료기술 공동연구 추진

[라포르시안] 중·고등학교 수학 교육 과정에서 배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연립방정식이다. 연립방정식은 2개 이상의 미지수를 포함하는 방정식의 묶음으로, 관련 공식을 이용해 미지수의 값을 구한다.

이런 연립방정식은 의학 분야에도 활용되고 있다. CT(컴퓨터단층촬영)를 이용한 의료영상이 대표적이다.

CT는 여러 각도에서 방사선을 투과하면서 인체의 각 부분에서 어느정도 흡수됐는지 측정값을 구해 인체를 단면 영상으로 재구성한다. 뼈와 근육 등 각 인체 부위의 밀도와 두께에 따라 방사선 투과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CT 촬영시 한 방향에서 방사선을 투과시킬 때마다 신체 각 부분을 미지수로 하는 방정식을 얻을 수 있고, 여러 방향에서 방사선을 투과시켜 연립방정식을 얻게 된다.

이후 컴퓨터가 복잡한 계산과정을 거쳐 연립방정식을 풀고, 이를 통해 인체 각 부위별 방사선 흡수치를 구함으로써 신체의 단면 영상을 얻는 게 CT 촬영의 원리다.

미분방정식은 감염병 발생시 확산 경로를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동맥이나 정맥 등 혈관을 지나는 혈류 속도와 혈류량을 구하는 데도 미분방정식이 적용된다.

2018년 9월에 열린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충남대병원의 기술교류 중간발표회 모습.. 사진 제공: 국가수리과학연구소
2018년 9월에 열린 국가수리과학연구소와 충남대병원의 기술교류 중간발표회 모습.. 사진 제공: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이런 가운데 검사와 진단, 치료계획 수립 등 의료현장의 여러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학적 수단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 내에 의료수학 연구 전담조직인 의료수학센터(연구부)가 신설된다.

수리연은 오는 21일 의료수학센터 개소식과 함께 관련 심포지엄을 연다. 의료수학은 수학적 해석과 모델링의 수학 이론을 통합적으로 이용해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 분야이다.

수리연 의료수학센터는 의료생체정보를 정확하게 획득하고 치료계획 수립의 성공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진단용 의료영상, 수학적 모델링,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합적으로 이용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신종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 대응 솔루션과 신약 개발을 위한 협력연구도 함께 실시한다.

이보다 앞서 수리연은 지난해 10월 충남대병원과 협약(MOU)을 맺고 첨단의료기술 공동연구 및 개발, 연구인력 교류 및 교육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이를 통해 ▲저선량 X-선 컴퓨터 단층영상에서의 화질개선 연구 ▲경동맥 초음파영상을 이용한 동맥경화 진단 및 예측 등의 협력 연구분야를 도출하고 본격적인 협동연구에 들어갔다.

수리연 바이오의료영상/컴퓨팅연구팀과 충남대병원 영상의학과 유선경 교수 연구팀은 소아환자를 위한 저선량 X-선 단층영상에서 딥러닝을 이용한 영상화질 개선방법을 연구 중이다.

수리연 연구팀과 충남대병원 신경과 김제 교수 연구팀은 경동맥에서의 동맥경화를 정량화하고 진행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초음파영상을 이용한 진단 알고리즘을 연구해 왔다.

양 기관은 또 신장 및 요료결석 분야에 대한 진단예측 알고리즘 개발 연구에도 협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수리연 데이터분석연구팀과 충남대병원 비뇨기과 송기학 교수 연구팀은 체외충격파쇄석술의 효율적인 적용을 위한 기계학습기반의 진단예측모델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수리연은 오는 21일 의료수학센터 개소식에 이어 충남대병원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심포지엄에서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심포지엄에서는 ▲동맥경화/뇌경색 발생 예측 모델 연구 ▲요로결석 쇄석술 성공 예측 모델 연구 ▲수학적 모델링을 이용한 지문형성 기전 연구 ▲의료영상을 이용한 소아고관절 발달 예측 ▲기도 개형(airway remodeling) 예측 모델 연구 ▲딥러닝을 이용한 복부 CT 영상 개선 연구 등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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