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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길병원 전공의 주당 110시간 이상 근무...병원 근무표엔 87시간"대전협, 기자회견 열고 수련환경 문제 제기..."EMR 접속 차단 등 방법으로 근무표 조작 수련병원 많아"

[라포르시안] 지난 1일 당직 근무 중 사망한 가천데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법)에서 정한 수련규정에서 벗어난 과도한 근무가 일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숨지기 전까지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110시간이 넘었고, 최대 연속근무도 59시간이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길병원 측이 제시한 근무표에는 숨진 전공의의 근무시간이 전공의법 규정에 맞춰져 있었다. 병원 측이 전공의가 초과근무 시간을 근무표에 입력하지 못하도록 편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는 14일 오후 2시부터 서울역 KTX 대회의실에서 '수련환경 개선 촉구 및 전공의 사망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길병원 전공의 사망 관련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전협은 숨진 신모 전공의의 실제 근무시간이 병원 측의 근무표와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병원 측이 제시한 신 전공의 근무표 상에는 지난 1월 중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87시간으로, 최대 연속근무는 35시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전협이 확인한 바로는 근무표 상에 나타나지 않은 당직근무가 여러 차례 있었고, 서류 상 근무시간이 아닌 때에도 처방한 내역이 확인됐다. 전공의법 상에는 야간당직 일수가 주당 3회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정규 컨퍼런스는 '교육목적의 연장수련'에 포함되지 않는 데도 이를 교육목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8시간에 포함했다.

표 출처: 대한전공의협의회

대전협이 확인한 숨진 신모 전공의의 올해 1월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 간 실제근무시간은 118시간에 달했고, 최대 연속근무도 59시간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근무시간은 숨지기 전인 2월 초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특히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주당 근무시간이 전공의법에서 정한 규정을 초과할 경우 초과근무 시간을 근무표에 입력하지 못하도록 전자의무기록(EMR) 접속을 차단하는 편법이 횡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행 전공의법에 따른 법정 전공의 수련 시간은 주당 최대 80시간으로 제한되지만 교육적으로 필요하면 8시간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연속근무시간의 상한도 36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응급상황 발생때는 예외적으로 40시간까지 가능하다. 연속수련을 한 전공의는 최소 10시간의 휴식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대전협은 "전공의가 법정 상한 근로시간인 80시간을 넘겨서 근무한 흔적이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EMR 접속을 차단한다"며 "실제로 서울과 대구, 부산 등의 여러 수련병원에서 EMR 접속 차단이 확인됐다. 이는 전공의 근로시간을 줄여서 전공의법 위반을 은폐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 명의로 처방을 내는 것을 묵시적으로 강요해 의료법을 위반하게 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길병원 전공의 사망 관련해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수련병원과 정부를 향해 촉구했다.

이승우 대전협 회장은 "길병원은 신 전공의 죽음에 유가족과 전공의에게 진정성 있고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또한 전국 수련병원은 법정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정부는 익명으로 접수되는 제보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활용해 전공의법 준수 여부를 적극적으로 조사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숨진 전공의 유족 측은 길병원 측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로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모 전공의의 누나는 "제 동생의 죽음을 병원 관계자의 공식적인 설명이 아니라 전공의 동료들로부터 귀동냥으로 들어야 했다"며 "군복무 시절에도 보육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던 동생의 명예를 깎아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동생이 숨지기 전 소아청소년과에 2명의 전공의 결원이 생겨 업무 부담이 컸지만 병원 측에서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며 "우리가 바라는 바는 다시는 이런 슬픔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질적으로 전공의들의 근무환경 개선이 이뤄지는 것이다. 길병원 측의 진심어린 사과와 개선을 통해서 나아지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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