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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 당사자·가족들, '임세원법' 반발..."자유가 치료다"사법입원·외래치료명제령제 등 도입 법개정 추진에 강력 항의..."정신질환자를 통제 대상으로 바라봐"

[라포르시안] "많은 분의 생각이 이렇게 부딪힐지 몰랐다. 혹시 소홀한 부분은 없는지 돌아보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바로잡겠다. 환자들이 원치 않는다면 개정하지 않으면 된다."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런 무책임한 얘기가 어디 있냐. 법안을 내는 국회의원이라고 법을 들었다 놨다 하면 안 된다. 의사들 입장만 대변하면서 무슨 말을 하자는 것이냐" (정신건강서비스 정상화 촉구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

지난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임세원법 입법 공청회'에서 나온 말이다.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이날 공청회는 임세원 교수의 죽음을 계기로 민주당 내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TF'에서 만든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 주최로 지난 2월 8일 오후 2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임세원법 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장에는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관련 단체 소속 활동가 등이 대거 참석해 현재 국회에 제출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입법 논의에 반대하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했다. 

공청회는 초반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시작 전부터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관련단체 소속 활동가 등 200여명이 개정안 입법 논의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특히 사법입원제도 등 개정안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관련 기사: "임세원 교수 유지에 반하는 악법 강행"...정신장애인 단체 반발>

국회에 제출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은 현행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과 관련된 조항을 삭제하고 정신질환자가 치료를 위한 입원을 하는 경우 입원적합성심사를 대신해 법원에 의한 입원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연속 입원 심사도 법원에서 받도록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정신장애인 인권단체 '파도손'의 이정하 대표는 "윤일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보면 강제입원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외래치료명령제도 있다"며 "반면 치료환경이나 당사자 권익, 삶의 질 부분은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법에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신질환자 대다수는 남을 속이거나 죽일 수 있는 사람들이 못 된다. 경찰청에서 발간한 자료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법안은 살인사건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이럴 바에는 차라리 정부에 섬을 하나 내달라고 해서 떠나자. 이 사회와 갈라서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고 토로했다. 

정신질환자들이 가진 트라우마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관련 기사: '정신병원 없는 나라' 이탈리아의 정신보건 개혁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그는 "정신질환자들은 강제입원과 정신병원 등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한 통계를 보면 퇴원 환자 10만명당 1,100명이 자살했다고 한다"며 "이렇게 자살이 많은 이유는 치료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고 나오면 죽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제발 우리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조순득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대표는 "정신질환자들이 숱하게 비인권적 상황에서 죽어가는데도 귀 기울이지 않다가 의사 선생님 한 분 돌아가시니 난리가 났다는 사실에 괴리감을 느낀다"면서 "정신질환자들이 인권을 보장받으면서 질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경정신의학회 측은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준호 신경정신의학회 법제이사는 "개정안에 대한 오해가 생각보다 많은데, 개정안에 악의적인 의도는 없다"면서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의료법 개정도 중요하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부분에서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고인의 유지를 이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특히 신경정신의학회는 사법입원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개정안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은 우수한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최 이사의 발언에 잠잠하던 공청회장은 다시 술렁였다. 

정신장애인 가족 등이 "차라리 치료 못 하는 의사의 면허를 박탈하는 법을 만들어라', '토론자가 개정안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 등의 항의가 빗발쳤다. 

정슬기 한국정신보건사회복지학회장은 "개정안은 전반적으로 균형감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좋은 정신건강 의료서비스 환경을 만들려면 (사법입원, 외래치료명령제 등) 통제가 아닌 치료 접근성을 보완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부 쪽 관계자들의 반응도 개정안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김종민 경찰청 생활질서과장은 "개정안은 정신질환자 후송 조치자에 구급대원과 함께 경찰을 포함했다. 하지만 범죄자가 아닌 환자를 경찰이 호송하는 것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고 환자 가족이 반발할 우려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정신질환자가 잠재적 범죄자라는 사회적 편견을 낳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관련 기사: 정신과의원 개설이 공공의 안전 해친다고?...참기 힘든 편견과 혐오>

정신질환자 응급입원 시 병원 측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과장은 "정신질환자를 응급입원시키려면 3~5시간가량 걸린다. 그런데 입원을 거부하는 기관이 있다. 부당하게 입원을 거부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제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사법입원보다는 현행과 같이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에서 입원 심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사법입원은 법원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법원의 의견을 파악 중이며, 다만 실무적으로 걱정되는 것은 인프라 부분"이라며 "현재 신규 비자의입원 건수는 4만여건, 연장심사 건수도 3만여 건이다. 그에 따른 국선변호인, 호송인력, 시스템 등 인프라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의 평가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현행 입원적합성심사가 사법입원으로 전환될 경우 정신질환자의 인권이나 평가 절차에서 기존 법 정신이 유지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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