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와 ‘균주 도용 논란’ 진행형

[라포르시안]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미국에서는 ‘주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대웅제약 중앙연구소가 2006년 톡신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지 13년 만에,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지 6년 만의 성과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나보타를 ‘미간주름’ 적응증으로 품목허가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미간주름을 비롯해 눈가주름, 뇌졸중 후 상지근육경직 적응증 등에 대해 허가를 받았다.

대웅제약은 오는 3~4월 쯤 나보타의 미국 시장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Daedal research, Bloomberg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약 4조2,000억원 규모로, 이 중 미국 시장이 2조원 이상을 차지하면서 매년 9% 이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글로벌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은 ‘보톡스(엘러간)’, ‘디스포트(입센)’, ‘제오민(멀츠)’ 등 3개 제품이다. 미국에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이 시판된 지 약 30년이 지났지만 보톡스와 동일한 ‘900KDa’ 분자구조인 제품은 나보타 외에는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웅제약은 보톡스 이후 미국 시장에 처음 출시되는 ‘900Kda 톡신’ 가격 경쟁력과 대조약인 보톡스 대비 안전성·유효성을 입증한 임상 데이터로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보고서는 나보타 미국 시장 출시 4년 후 관련 미용시장에서 25%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밝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긍정적인 면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메디톡스와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도용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메디톡스는 나보타 FDA 허가가 임박하자 지난달 31일 ‘메디톡스 전 직원이 보툴리눔 균주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는 내용으로 ITC(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대웅제약을 제소했다.

ITC는 해외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개발한 제품이 미국에 수입되어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을 조사하고, 실질적인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하는 기관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지금이라도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보타 개발 과정에 관련된 모든 의혹에 대해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두 회사는 국내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 도용과 관련해 법적 다툼을 이어 가고 있다.

나보타는 미국 시장을 넘어 유럽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는 미국을 포함해 캐나다, 유럽, 호주, 중남미, 중동 등 전 세계 약 80개국과 판매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라며 “이번 FDA 승인을 통해 총 16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획득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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