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앞두고 영유아·해외여행객 등 MMR 접종 문의..."일본 방문 예정이면 독감 예방접종 필요"

[라포르시안]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시작된 홍역 유행과 일본의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겹치면서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는 발길이 크게 늘었다.

특히 다음주부터 사흘간의 설 연휴가 예정돼 있어 이 기간 동안 대규모 인구이동과 해외여행 등에 대비해 예방접종을 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29일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대구에서 첫 홍역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경북과 경기도 안산 등의 지역에서 집단발생 사례가 확인되고, 서울과 인천 등의 지역에서 개별사례가 발생하면서 MMR(홍역, 볼거리, 풍진) 백신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홍역은 환자와 접촉 시 90% 이상이 발병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지만 MMR 2회 예방접종으로 효과적인 예방이 가능하다.

보건당국은 대구와 경시도 안산, 시흥 등 홍역 유행지역에 대해서 한시적으로 MMR 백신을 표준접종일정보다 앞당겨 접종하는 가속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영유아의 MMR 백신 표준접종 일정은 생후 12~15개월에 1차 접종을 하고, 만 4~6세 사이에 2차 접종을 완료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홍역 유행지역에서는 MMR 1차 접종을 완료한 생후 16개월~만4세 미만 유아도 표준접종일정 전에 2차 접종을 앞당겨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각 의료기관에는 홍역 예방접종 실시 여부를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으며, 실제로 MMR 백신 예방접종자 수도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이들 지역 외에도 서울과 인천, 전남 신안 등지에서 필리핀과 베트남 등 홍역이 유행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를 다녀온 20~30대 성인 가운데 홍역 확진 판정을 사례가 생겨나면서 해외여행을 계획중인 사람들이 MMR 백신 예방접종 문의가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주부터 홍역 예방접종이 늘면서 MMR 백신 수요가 크게 늘기 시작했고,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갑작스런 예방접종 수요 증가로 백신이 동이 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게다가 유럽과 남미, 동남아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홍역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외 여행객들의 MMR 백신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MMR 백신은 최근 들어 수요가 증가한 상태로, 2월 중순까지 약 29만 도즈가 추가 공급될 예정"이라며 "현재 공급 물량으로는 부족하지 않은 상황으로, 유통·구매 등의 요인으로 일부 의료기관에서 한시적으로 부족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백신 수급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공급사 핫라인을 운영해 신속히 공급될 수 있도록 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독감 예방접종 관련 문의도 늘고 있다.

올 겨울에는 예년보다 일찍 독감 유행이 찾아와 작년 11월 중순 이후부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발동했다. 특히 작년 12월 중순 이후부터 초·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독감 환자가 급증(외래환자 1천명당 73.3명)하면서 2016년 겨울처럼 대유행 상황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다행히 올해 1월 들어서면서 독감 유행(2019년 3주차, 외래환자 1천명당 23.0명)이 누그러졌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다시 독감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독감 환자 가운데 이상행동 증상으로 추락사 등의 사고발생이 잇따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 가운데  독감 예방접종 관련 문의가 느는 추세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으로 보면 환자의 수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일본 후생성 발표자료를 보면 예년 발생하는 수준입니다. 인구가 많아서 환자의 수가 많아 보이는 것"이라며 "일본 방문 계획이 있다면 현지에 가서 아픈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자제하고, 무엇보다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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