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호출형 방문진료' 모델 제안...대개협 "수가 뒷받침하고 정부 지원한다면 가능해"

울산 중구보건소 전문인력팀이 의료취약계층에게 방문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울산 중구보건소 전문인력팀이 의료취약계층에게 방문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라포르시안]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방문진료를 주업으로 하는 의료기관에 전화하면 24시간 언제나 원하는 시간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것 같다.

보건복지부가 제안하고 대한개원의협의회가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호출형 방문진료 모델' 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 18일 복지부와 의사협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지역사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추진계획(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복지부는 '일반형 방문진료'와 '호출형 방문진료' 두 가지 시범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거동이 불편해 의료기관 방문이 어렵다고 판단한 환자를 대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에 속한 의사가 예약한 시간에 방문진료를 제공하는 '일반형 방문진료'의 경우 의료계와 정부 간 수가책정 이외에 큰 이견은 없었다. 

그런데 호출형 방문진료 모델의 경우 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 간 반응이 엇갈렸다. 의협은 호출형 방문진료 모델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대개협은 긍정적인 입장이다.  

장현재 대개협 부회장은 "이른바 방문진료 전담병원은 미국과 일본에서는 정착한 모델"이라며 "수가가 뒷받침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면 연착륙이 가능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장 부회장은 "정부가 오는 6월부터 2년간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사업을 하는 '커뮤니티케어'는 방문진료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일본에서는 호출형 방문진료가 활성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중산층 이상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하면 원하는 시간에 방문진료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료 비용은 99~300달러까지 다양하며 환자가 내는 비용을 의사와 업체가 나눠 갖는 구조다.

일본에서도 외래진료를 실시하지 않고 오로지 방문진료 서비스만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성업 중이다. <관련 기사: 일본, 방문진료만 전담하는 병원 설립 허용할 듯>

일본은 인구 고령화로 인해 재택 의료 및 간호를 필요로 하는 고령환자가 늘면서 방문진료 수요가 급증하자 정책적으로 방문진료 전담병원 설립을 허용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했다.  

이처럼 대개협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과 달리 의협은 내부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의협 한 관계자는 "복지부가 제안한 호출형 방문진료 모형은 문제가 있다.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논의한 후 의견을 제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호출형 방문진료 모델이 가능할지 논의하자는 차원에서 제안했지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중규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호출형 방문진료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여러 쟁점이 있는데 가장 큰 것은 과연 호출형 방문진료를 하겠다고 나서는 의사가 있겠느냐는 점이다. 따라서 방문진료 시범사업은 일반형 방문진료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호출형은 시간을 갖고 계속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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