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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홍역' 때문에 홍역 치러..."백신접종 기피 영향 커"유럽·남미·동남아 등 해외 각국서 유행...백신기피 등으로 접종률 크게 떨어져
"잘못된 정보·신념·의료시스템 불신 등이 백신기피 초래"

[라포르시안] 지난달부터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홍역 유행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보건당국과 각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그런데 홍역 유행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에서도 남미와 유럽, 아시아 등지의 여러 국가가 '홍역' 때문에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등에 따르면 남미를 비롯해 유럽, 아시아 등의 국가에서 작년에 수만 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고, 지금도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유럽지역 국가에서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상당수 국가에서 홍역이 확산돼 사실상 범유행 상태다. 

프랑스에서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2월 사이 총 2,902명이 홍역에 감염돼 3명이 사망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2018년 1월부터 11월 30일 사이에 총 2,427명의 홍역 환자가 8명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이탈리아의 홍역 환자 중에는 의료종사자도 107명에 달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작년 1월부터 최근까지 총 5만4,481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해 이 중 16명이 사망했다. 루마니아에서도 2018년부터 올해 1월 4일까지 5,376명(사망 2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아메리카 지역에서도 미국,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12개국에서 홍역이 유행 중이다. 베네수엘라, 브라질, 미국 등의 국가에서 MMR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홍역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브라질의 경우 작년 2월부터 올해 1월 8일까지 총 1만274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고, 베네수엘라에서도 2017년 6월부터 작년 12월 말까지 총 9,101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의 국가에서도 지속적으로 홍역 환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서 발생한 홍역도 유전자형으로 볼 때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대구 홍역환자 바이러스 유전형은 주로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 유행 중인 'B3형'이며 경기도는 'D8형'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전 세계 각국에서 홍역이 유행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백신접종률이 크게 떨어진 점이 꼽히고 있다.

WHO는 최근 발표한 ‘2019년 세계 건강 10대 위협(Ten threats to global health in 2019)’을 통해 홍역 유행을 예로 들면서 글로벌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10대 요인 중 하나로 '백신 기피(Vaccine hesitancy)를 꼽았다. <WHO 관련 정보 바로 가기>

백신 기피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접종을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접종을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WHO는 "백신 접종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향상되면 1 년에 2~300만 명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며 "홍역 발생이 전 세계적으로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게 전적으로 백신 거부 때문이라고 할 수 없지만 (백신 거부로 인해)홍역을 퇴치한 일부 국가에서 다시 홍역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유럽지역 국가에서 MMR 완전 접종률이 85% 이하로 떨어지면서 2017년부터 홍역 유행이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최근 1년 동안 5만명이 넘는 홍역 환자가 발생한 우크라이나의 경우 2016년도 MMR 완전 접종률이 31%에 불과할 정도로 접종 기피가 만연했다.

최근 1년 동안 1만명이 넘는 홍역 환자가 발생한 브라질의 경우 2017년에 2회에 걸친 MMR 완전접종률이 41%에 그쳤다. 최근 1년 간 3,000명에 가까운 홍역 환자가 발생한 프랑스에서도 환자의 약 89%가 백신 미접종 또는 불완전 접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역 백신접종률이 이렇게 떨어진 데는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한 백신거부 운동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998년 영국의 웨이크 필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MMR 백신이 자폐증과 관련 있다는 논문을 저명한 의학학술지인 '랜싯(Lancet)'에 게재한 이후 세계 곳곳에서 MMR 백신에 대한 우려와 접종 거부가 확산됐다.

나중에 백신과 자폐증 발생간 연관성이 없다는 게 확인됐고 이후 해당 논문이 취소됐지만 지금도 여전히 이 정보를 기반으로 자녀의 MMR 접종 거부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백'신거부운동'의 상징이 된 헐리우드 배우 제니 매카시. 이미지 출처: mbc 관련 뉴스화면 갈무리.

심지어 의학 분야의 권위있는 저널인 'BMJ'가 공식 입장문을 통해 "MR 백신과 자폐증 관련 논문은 사기"라고 단언할 정도로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지만 백신거부 운동은 멈추질 않는다.  <영국의학저널(BMJ) 'MMR백신과 자폐증에 관한 연구는 정교한 사기' 공식입장문 바로 가기>

WHO가 2015년 펴낸 `백신 기피에 대한 WHO의 권고'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들에게 백신을 제때 접종하지 않거나 거부하는 부모들 때문에 전세계 각국에서 집단면역 체계에 허점이 생기고, 이로 인해 매년 약 150만 명의 어린이가 질병에 걸려 숨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육아카페나 온라인 등을 중심으로 '자연면역'이나 '자연 치유법' 등의 논리를 앞세우며 예방접종을 기피하게끔 하는 움직임이 있다. <관련 기사: 대구서 시작된 홍역 유행...백신접종 거부 '안아키' 논란 떠올리게 해>

이런 백신거부는 국가예방접종 사업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 요소이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가 2016년 11월 발표한 ‘전국 예방접종률 통계’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2년 출생 이후 접종력이 한 건도 없는 접종누락자 1,870명의 미접종 사유 가운데 19.2%(241명)가 '부모의 신념(부작용 우려, 예방접종 불필요 등)'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WHO는 `백신 기피에 대한 WHO의 권고'를 통해 "백신거부를 유발하는 요인은 부작용 우려와 함께 근거 없는 믿음에 바탕을 둔 부정적인 신념, 잘못된 정보, 보건의료전문직이나 보건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신, 비용 및 지리적 장벽 등을 꼽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런 모든 요인에 대해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마법의 해결책’이나 단일한 중재전략은 없으며, 사례별로 백신접종을 향상시키기 위한 맞춤형 전략을 개발하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접종률을 증진시키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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