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늘고 있지만 치료 인프라 부족..."돈 없어 치료 못받는 가난한 환자도 많아"

[라포르시안] 정신질환자 수는 해마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하며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은 오히려 줄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9일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피살 사건 관련해 보건복지부로부터 긴급현안보고를 받았다.

이날 회의에서 신상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임세원 교수 피살 사건의 해법과 대책은 환자 치료 보장과 안전한 진료환경, 인식 개선이 큰 틀인데 최근 환자를 치료해야 할 대학병원의 보호(폐쇄)병동이 저수가 등으로 폐쇄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안보고 자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권순주 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에게 사실 여부를 물었다. 

권준수 이사장은 "최근 H병원이 정신건강의학과 보호병동을 폐쇄했다.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보호병동에 환자를 입원시킬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신상진 의원은 "수가가 너무 낮으니까 대학병원에서 보호병동을 폐쇄하는 것이다. 민원을 받아 입원시키려면 자리가 없는데, 폐쇄까지 되고 있다"며 "보호병동 수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면서 "현재 (수가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진 의원의 이날 현안보고 질의에서 정신질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싶어도 돈이 없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신 의원은 "정신질환자들은 일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가난하다. 실손보험 가입도 제한된다"며 "치료비가 없어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능후 장관은 "정신질환자의 실손보험 가입이 용이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 또 공공이 정신질환자들을 안을 수 있는 방법도 찾겠다"며 "정신질환자 응급의료체계도 다듬고 병원에 가지 않는 사각지대를 발굴해 진료권과 제도권에 들어오게 해야 한다. 추가 대책을 마련하면 상임위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신건강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정신건강 질환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신건강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2013년 150만 4,000명에서 2017년에는 176만 5,000명으로 연평균 4.1% 늘었다. 정신건강 질환 진료비는 2017년 기준으로 1조4,317억원에 달했다.

정신건강 질환 진료인원은 입원보다 외래에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보다 의원급에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2017년 기준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입원 환자수는 9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6.1% 감소했고, 외래 환자수는 172만 9,000명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질환별 환자수는 ‘우울에피소드’가 51만 1,059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기타 불안장애’ 35만 799명, 비기질성 수면장애’13만 1,535명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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