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고관절은 골반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엉덩이 관절로, 보행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운동 기능을 담당한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함에 따라 반응속도도 떨어지면서 넘어지거나 엉덩방아를 찧게 될 위험도 커지는데, 이러한 낙상은 결국 고관절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고관절 골절 환자는 골절 후 즉시 외측 대퇴부와 서혜부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대퇴부를 구부리거나 회전하려고 하면 더욱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고관절이 골정되면 몸을 움직이지 못해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여러 합병증 위험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사망률이 크게 높아진다. 

노화로 인해 근육의 크기가 감소하고 근력이 떨어지는 '근감소증' 환자의 경우 수술 이후 결과가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 연구팀은 고관절 골절 환자가 보행능력을 포함해 일상생활에서 운동 기능과 삶의 질을 높이고 사망률을 줄일 수 있도록 국제적 표준진료지침에 따른 ‘한국형 통합적 골절 재활프로그램(Fragility Fracture Integrated Rehabilitation Management, FIRM)’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환자 68명을 근감소증 유무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눠 FIRM의 효과를 확인했다.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기준(AWGS)에 따라 악력 측정을 통해 근력을 평가하고, 걸음걸이 속도로 신체기능 등을 평가한 결과 수술을 받은 68명의 환자 중 근감소증 환자는 32명이었고,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는 36명이었다.

FIRM 치료 후 기능적인 결과에 대해 추적 조사를 한 결과, 두 그룹 모두 FIRM 치료를 통해 보행, 균형, 일상생활 동작 수행은 물론 삶의 질까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근감소증이 있는 고관절 골절 환자는 수술 후 결과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근감소증 여부와 상관없이 재활치료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임재영 교수는 “기존에는 수술 전 근감소증을 갖고 있는 환자의 경우 보행 능력과 신체기능이 떨어져 수술 후 기능적 결과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근감소증 환자도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와 거의 동등한 기능적 호전을 보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면서 “따라서 근감소증을 가진 노인 골절 환자들에게도 적극적 재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향후 근감소증이 있는 환자의 재활치료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장기적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후속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노인의학’(European Geriatric Medicine) 2018년 10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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