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상급종합·서울지역 병원 참여 제한 완화..."지방병원 간호사 구인난 심화로 통합병동 도입 더 힘들어져"

[라포르시안] 올해부터 수도권 대형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가 더 확대돼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의 인력채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이 확산되고 있어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인력 구인난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환자의 간병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이 오히려 지방 환자와 수도권 환자 간 건강보험 보장성의 형평성 문제를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으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사업의 누적 제공병상 수가 3만7,0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병원은 495개 기관에 달한다.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적용 병상은 2017년 2만6,000여 병상에서 작년 한 해에만 1만1,000여 병상이 증가한 셈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상급종합병원과 서울지역 소재 기관의 참여 제한을 일부 완화해 통합병동 서비스 제공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사업지침'을 개정을 통해 상급종합병원 및 서울지역병원 참여 가능 병동 수를 2개에서 4개로 확대했다.

야간전담간호사 인력기준도 강화하고 수가 산정방식도 변경했다.

기존에는 야간전담간호사의 경우 통합병동 근무 간호사의 5% 이상을 두고 1개월 이상 운영 시 간호간병료 30% 정률가산을 적용했다. 앞으로는 야간전담간호사를 월별로 통합병동 근무 간호사의 10%이상 또는 병동 당 2명 이상을 배치토록 인력기준을 강화한다.

대신 야간전담간호사 수가 가산 방식을 간호간병료 30% 정률가산에서 인력배치에 따른 정액수가 신설로 변경한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성과평가를 통한 가감지급 규정을 신설하고, 사후 정산으로 지급되던 시설개선비를 사업개시 준비 과정에서 청구해 사전지급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도 보완했다.

복지부는 지원 확대와 제도 개선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 확대를 유도해 올해 누적병상 수를 5만개 이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문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이 수도권과 대도시 병원을 중심으로 도입되면서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인력 구인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2018년 12월 기준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종별・지역별 지정현황을 보면 전제 3만7,288병상 가운데 서울(7,706병상)과 경기·인천(1만2,291병상) 등 수도권에만 1만9,997병상이 몰려 있다. 또 부산·경남과 대구·경북 지역에 1만병상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

2018년 12월말 기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종별·지역별 지정현황(단위 : 개소, 개)
2018년 12월말 기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종별·지역별 지정현황(단위 : 개소, 개)

이런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과 서울지역 소재 기관의 참여 제한을 완화할 경우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수도권 쏠림과 함께 간호인력 싹쓸이도 우려된다.

지금까지는 상급종합병원과 서울지역 소재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경우 일반병동 중 감염관리 필요도를 감안해 보호자·간병인 통제가 가장 필요한 병동을 최대 2개까지 선정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는 가능한 병동 수를 2개에서 4개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앞서부터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에 따른 간호인력 확충을 추진하면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지방 중소병원에 근무하는 경력직 간호사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수도권과 대도시의 대형병원 중심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이 추진되면서 지역별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일반병동(종합병원 6인실 기준) 이용시 입원료와 별도로 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1일 평균 9만원의 비용이 든다. 반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이용하면 1일 평균 비용부담이 2만2,000원으로 줄어든다.

환자 보호자의 간병 부담은 물론 비용부담도 크게 덜 수 있기 때문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는 늘고 있지만 지역간 편차가 커서 지역에 따라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건강보험 보장성 혜택에서 지방의 환자가 차별을 받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한 지방병원 관계자는 "지금도 간호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상급종합병원과 서울지역 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이 확대되면 구인난이 더 심해지고, 지방 병원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는데 지역에 따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게돼 건강보험 보장성의 형평성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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