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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폭행'은 응급실이든 진료실이든 장소 가리지 않는다폭행 가해자 처벌 강화만으론 한계..." 폭행사건 예방할 수 있는 의료환경 조성이 우선"

[라포르시안]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피살사건 이후 병원내 모든 진료 공간에서 의료인의 안전을 보장할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응급실에서 의료진을 폭행하면 가중처벌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올해부터 시행되지만 외래 진료실 등에서는 실효성이 없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지난 정기국회에서 의료기관 내 폭행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대한병원협회는 지난 2일 "응급실 내 폭력에 대한 가중처벌을 골자로 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이번 사태로 의료기관 전체의 폭력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원협회도 같은날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가중 처벌하는 법안을 일반 진료실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의료계와 함께 '진료 중인 의료인 보호방안'을 통해 일반 진료현장에서의 폭행 방지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 등 법적 장치 마련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의료계가 서둘러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 발이 묶여 있다. 

자유한국당 박인숙·이명수·신상진 의원,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7건의 법안이다. 

해당 법안은 의료기관에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의료인을 폭행할 경우 벌금형을 내리지 않고 징역형으로만 처벌하도록 했다. 특히 상해 또는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심신미약자의 형 감경조항을 없앴다. 

하지만 복지위 법안소위 심의 우선순위에서 응급실 폭행방지법에 밀렸다. 

당시 의사협회 등 의료인 단체들은 "의료인 폭행은 의료현장의 정신적 손상, 사기저하를 야기할 뿐 아니라 다른 환자의 건강권까지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그 심각성과 위험성을 고려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반면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는 "의료법상 벌칙에서 벌급이 제외된 사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형량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고려할 때 보호 법익이 큰 응급의료종사자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의료법 개정안은 사후 처벌의 내용만 담고 있다며 정작 중요한 것은 예방이라고 지적한다. 자구책으로 출입문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방검복을 착용하고 전기충격기를 소지해야 한다는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8월 최도자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일정규모 이상 의료기관에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전담인력을 두는 등 필요한 조치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또 응급실에는 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청원경찰을 적절하게 고용해 환자 등의 안전을 보호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응급의료기관부터 단계적으로 보안인력을 배치하도록 응급의료법령에 우선적으로 반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고 병원협회는 "폭력행위 발생 가능성이 크고 특정 취약시간대(저녁~새벽)에 안전관리가 필요한 응급실에만 경찰 등을 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병원협회는 "비용 부담에 대해서도 응급의료기금을 활용한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의료인을 향한 폭력이 응급실이든 외래 진료실이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그 대상도 의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의료현장의 폭력은 응급실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상도 의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의료현장의 폭력은 응급실 뿐만 아니라 진료실, 병실, 수납창구 등 병원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고, 의사만이 아니라 간호사와 의료기사, 원무과 직원 등 병원내 직원 다수가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실시한 2018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만9620명 중 폭행 경험자는 3248명으로 11%에 달했다. 폭행 가해자는 환자가 71%, 보호자가 18.4%를 차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폭행사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에 앞서 폭행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의료환경 조성이 우선"이라며 "이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폭행으로부터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콜벨 설치, CCTV 설치, 폭행 위험장소에 보안요원 의무 배치 및 경찰 배치 지원, 1인 근무제 지양과 인력 충원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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