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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 폐원 위기 제일병원 인수 참여?...그게 가능할까의료법상 의료법인 인수·합병 금지돼...호텔롯데, 의료법인 '이사회 구성권' 매매 통한 편법 사례 있어
의료영리화 우려 제기될 수도...복지부, '사무장병원 근절' 위해 의료법인 임원지위 매매 금지 추진

[라포르시안] 여성 전문병원인 제일병원이 심각한 경영난으로 폐원 위기에 몰린 가운데 최근 한 연예인이 이 병원 인수에 참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경향신문 등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배우 이영애 씨가 제일병원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소식을 가장 먼저 보도한 경향신문은 이영애 씨 측근의 발언을 인용해 “제일병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통해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이영애 배우와 뜻을 같이하는 몇몇이 함께 병원을 인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관련 기사: “이영애, 최초 여성병원 제일병원 인수 참여”>

하지만 현행 의료법상 의료기관 개설은 의료인,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등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의료법인을 매매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만일 이영애 씨가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는 컨소시엄을 통해 제일병원을 인수할 경우 불법 개설 의료기관(사무장병원)이 된다.

다만 이영애 씨가 제일병원 인수에 참여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다. 앞서 호텔롯데가 보봐스기념병원을 인수한 방식을 따르면 된다.

늘푸른의료재단이 운영하던 보봐스기념병원은 국내에서 재활병원의 새로운 롤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실버타운 사업 등에 무리하게 투자하면서 자금난이 심화됐고 결국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늘푸른의료재단이 매각작업을 벌인 끝에 호텔롯데의 인수가 최종 확정됐다. 호텔롯데는 늘푸른의료재단과 총 2900억원 규모의 무상출연 및 자금대여 계약을 체결했다. 무상출연과 자금대여를 하는 조건으로 늘푸른의료재단의 '이사회 추천권'을 호텔롯데에 넘기는 조건이었다.

이를 두고 재벌기업이 편법을 동원해 의료법인을 인수·합병을 추진한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영리법인 자본이 비영리법인에 무상출연 및 자금 대여를 통해 이사추천권을 행사하고, 영리법인이 추천한 이사에 의해 의료법인이 운영되는 것은 의료영리화라는 우려가 불거졌다.

하지만 법원이 지난 2017년 9월 늘푸른의료재단의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하기로 결정하면서 호텔롯데는 보봐스기념병원의 이사회 구성권을 행사하는 실질적인 새 주인이 됐다.

제일병원의 경우 현재 이 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제일의료재단이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보봐스기념병원과 비슷한 방식의 회생절차를 밟게 된다.

그 과정에서 보봐스기념병원 사례처럼 제일의료재단이 '이사회 구성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외부 자본에 의한 인수합병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의료법상 의료법인의 인수합병이 금지된 상황에서 '이사회 구성권'을 매각하는 편법으로 병원을 인수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의료민영화 저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호텔롯데의 보봐스기념병원 인수 추진 당시 "의료법상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으로 그 자산은 국가 및 사회에 귀속되어 있는 것으로 민법상 준용되기 때문에 사고파는 상품이 될 수 없다"며 "의료법인의 경영이 어려워지면 공적 자금을 들여 공공병원으로 흡수하면 된다. 국내 대표적인 재활병원인 보바스병원을 재벌 기업인 롯데가 인수하는 것 자체가 의료민영화"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이영애 씨가 컨소시엄, 혹은 병원경영지원회사(MSO)를 통해 제일병원 인수에 참여할 경우 호텔롯데의 보봐스기념병원 인수 때와 비슷한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다.

2017년 1월 23일 호텔롯데 앞에서 열린 의료민영화 저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의 기자회견 모습. 사진 출처: 무상의료운동본부

한편 보건복지부는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의료법인 설립요건 강화 등 관련법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사무장병원 근절 종합대책을 통해 의료법인 설립요건을 강화하는 쪽으로 의료법을 개정해 의료법인 임원지위 매매 금지를 명문화하고, 이사회에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의 비율을 제한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지난 3월 의료법인의 임원지지 매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상희 의원은 "늘푸른의료재단의 회생절차에서 상법상 주식회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무상출연 및 자금대여의 조건으로 의료법인의 임원추천권을 갖는 등 사실상 의료법인 임원 지위에 대한 매매가 이뤄지는 등 의료법인 임원 선임과 관련한 금품 제공을 규제하지 않을 경우 의료법인의 공공성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법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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