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5일 열린 전국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의 조정신청보고 및 승리결의대회 모습.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지난 12월 5일 열린 전국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의 조정신청보고 및 승리결의대회 모습. 사진 제공: 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전국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전면 파업을 결의했다.

13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가천대길병원지부는 지난 3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10일부터 12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1,383명 중 1,195명(투표율 86.4%)이 참여해 1,159명이 찬성해 9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길병원지부는 오는 18일 조정회의를 통해 노사 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길병원 노사 양측은 지난 8월 27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총 13차의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노사는 단체교섭을 통해 임금과 단체협약 요구안 총 108개 조항 가운데 26개 조항만 합의하고 나머지 82개 조항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사 교섭의 핵심 쟁점은 ▲인력충원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 및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제공 ▲노동존중 노사관계 정립을 통한 조합 활동 보장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고용안정 ▲합리적 임금체계 마련 및 적정임금 보장 ▲인사제도 전면 쇄신 등이다.

길병원은 1.400여 병상에 달하지만 비슷한 규모의 다른 대형병원과 비교할 때 고용인력 수는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간호사 등 의료인력의 노동강도가 상당히 센 편이다.

지난 8월말 조합원 등 가천대길병원 직원 1,161명이 응답한 노동조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력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85%에 달하고, 52.2%가 기회가 있으면 이직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직의 이유로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 67.7%가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꼽았다.

보건의료노조는 "가천대길병원은 1.400여 병상 규모이며 고용형태공시를 토대로 대략 2,800여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고 있다. 이 같은 인력규모는 수도권 지역의 같은 상급종합병원 중 1,150여 병상을 운영하는 모 대학병원과 비슷한 숫자"라며 "필연적으로 노동 강도가 심하고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 제공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부분이다. 노동조합의 첫째 요구가 적정인력 충원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 및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 제공인 것은 너무나 당연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임금 체계 문제도 논란이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가천대길병원의 초임 수준은 다른 상급종합병원과 비교할 때 연봉으로 100만 원 내지 400만 원 정도 뒤쳐졌지만 5년차가 되면 이 격차가 600~800만 원으로 벌어진다.

병원 업무의 특성상 초과근로가 많지만 시간외수당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이 때문에 지난 10일 가천대길병원 직원 259명은 2017년 역량강화교육 시간외수당 미지급, 남녀 기본급 차액, 야간당직부서 연장야간 가산수당 및 조정수당 미지급 등 체불임금 협의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1차 집단 진정을 접수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가천대길병원은 인사, 임금, 인력, 비정규직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켜켜이 쌓아 있다. 하루아침에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라며 "노동조합은 이를 충분히 감안해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병원측은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노조와 함께 풀어나가지는 않겠다는 태도다. 병원이 노조의 핵심 5대 요구를 받아들이고 노동존중, 환자존중, 병원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다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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