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방적 추진에 반대" 입장서 참여키로 결정..복지부와 논의 과정서 신뢰감 형성

대한의사협회 상임이사회 회의 모습.
대한의사협회 상임이사회 회의 모습.

[라포르시안] 대한의사협회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의료계로부터 의견수렴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며 반대하던 입장에서 돌아선 것이다.

의협은 지난 12일 오전 상임이사회를 열고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기사: 만성질환자 포괄서비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실시>

의협은 전국 시도의사회 등에 공문을 보내 시범사업에 참여를 희망하는 지역의사회 단위로 신청 서류를 접수받고 취합해 복지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최대집 회장이 전국의사총연합 대표 시절 이 사업에 강하게 반대했던 것을 감안할 때 매우 놀랄만한 결정이다. 실제로 의협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의협과 시도의사회는 지난 8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추진계획'이 안건으로 올라가자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의협 등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단 구성과 기존 시범사업의 통합모형(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실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계의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범사업 계획을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만성질환관리 추진단 해체 및 의료계와 정부가 동등하게 논의해 나가는 구조로 추진단 재구성을 요구했다. 동네의원의 케어코디네이터 고용 안정성 확보를 위한 국고 지원금 투입 등도 주문했다. 

이런 요구가 반영되지 않으면 추진위 불참과 함께 시범사업을 거부하겠다고 분명히 했다. 

의협이 4개월 만에 시범사업 참여 쪽으로 입장을 바꾼 건 보건복지부가 사업계획에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상당부분 반영했기 때문이다. 

복지부 일차의료만성질환관리추진단 이연경 팀장은 "의협과 논의 과정에서 시범수가 부분을 협의하고 의사가 직접 케어 코디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개발해 오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만성질환관리 추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서도 7월 발족 당시 위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의협 추천 인사들로 실행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했다"며 "케어 코디네이터를 간호조무사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 등은 수용하지 못했지만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동네의원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가 더 강화되고, 환자들의 동네의원 신뢰도가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복지부는 기대했다. 

의협도 복지부가 신뢰감을 보여줬다고 했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실행위원회를 꾸려서 반년 가까이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논의 구조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복지부가 신뢰를 보여줬고, 시도의사회도 동의했다"면서 "일차의료기관과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범사업이 되도록 잘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동네의원이 고혈압·당뇨병 환자를 지속 관찰하고 상담·교육 등을 제공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참여 지역을 이달 21일까지 공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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