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연구원 주최 원탁회의 통해 해외기증자 이식 대안으로 합의

[라포르시안] 백혈병환우회와 전문학회, 보건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가족간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술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기증자 이식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이영성, 이하 NECA)은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반(半)일치 조혈모세포 이식술에 대한 합의안이 NECA에서 주최한 원탁회의를 통해 국내 최초로 마련됐다고 10일 밝혔다.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기증받은 조혈모세포는 난치성 백혈병 및 빈혈 치료를 위해 환자에게 이식되지만 면역형이 완전히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기가 어렵다. 이런 점을 감안해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술이 그 대안으로 제시됐다.

NECA에 따르면 매년 약 500명의 신규 조혈모세포 이식대기자가 발생하고 2017년 누적 대기자는 4,000천여 명에 이른다. 이 중에서 실제 이식술이 시행된 경우는 564건(비혈연 국내/국외 기증자 포함)으로 총 대기자의 약 13%에 불과하다.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술이란 혈연관계(부모, 자식, 형제) 기증자로부터 세포를 기증받아 이식하는 치료법으로, 면역형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도 치료가 가능하다. 국내외에서 기증자를 찾기 어려운 경우 대안으로 인식되나 생존율, 부작용 등 이식 성적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NECA는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술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고, 관련 이해관계자들 간의 숙의를 통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지난달 8일 원탁회의 'NECA 공명'을 개최했다.

이번 원탁회의에서는 ‘반일치 혈연이식, 해외기증자 이식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를 주제로, 전문의학회, 환자단체, NECA HTA(의료기술평가)국민참여단 등이 모여 연구결과 공유 및 숙의과정을 거쳐 합의문을 도출했다.

합의문은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국혈액암협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6개 단체 및 기관이 공동 합의한 내용이다.

도출된 합의문에는 반일치 조혈모세포 이식술이 안전성, 유효성을 고려해 해외기증자 이식의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함과 동시에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담았다.

6개 기관은 합의문을 통해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외기증자와 국내기증자의 동종조혈모세포 이식 성적(생존율, 부작용 등)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반일치 혈연이식과 해외기증자 이식 성적은 유사하다고 판단돼 조직적합성이 일치하는 이식원을 찾기 어려울 경우 반일치 이식을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으며, 이는 이식 대기시간을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내기증자가 없어 해외기증자 이식을 받을 경우 약 5,159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원탁회의 참석자들은 해외와 비교해 관련 연구가 많이 부족한 국내 실정을 감안할 때 한국인 환자 대상으로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최신 근거 생성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환자 코호트 구축, 질환별 이식 성적 비교, 경제성 평가 등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영성 NECA 원장은 “이번 원탁회의 합의문안이 조혈모세포 이식을 기다리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높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후속 연구를 위해 NECA도 적극적인 노력을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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