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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복지부, 법적근거 없이 꼼수로 제주영리병원 허가 논란복지부가 제시한 유권해석 근거해 '내국인 진료금지' 조치...제주특별법과도 충돌
"영리병원 허가 위해 복지부와 합작해 초법적 판단" 지적

[라포르시안] 장기간의 논란 끝에 제주특별자치도에 중국 자본이 설립한 국내 첫 외국영리병원이 등장했다. 

그러나 명확한 법률적 근거도 없이 개설허가의 중요한 전제조건인 '내국인 진료금지' 조처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보건복지부가 녹지국제병원의 내국인 진료금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나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외국영리병원 개설 허가를 방치했다는 비난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해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허가’를 했다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외국인 제한조건으로 개설허가 하자는 권고안을 냈기 때문에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해 복지부에 책임있는 유권해석을 의뢰했다"며 "복지부가 외국인 의료관광객 대상 의료서비스 제공하도록 허가조건, 사업자의 신청당시 명시됐을 경우 그것을 근거로 내국인에 대한 진료를 거부하면 이게 국내법상 처벌받는 진료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회신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복지부는 지난 1월 제주도의 내국인 진료금지 관련 유권해석 질의에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제한할 경우, 의료기관 입장에서 허가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내국인을 대상으로 진료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해 진료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회신했다.

국내 의료체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을 결정하면서 복지부에 요청한 유권해석을 근거로 삼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관련 기사: 복지부 "녹지국제병원, 내국인 진료 금지해도 의료법 위반 아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3일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 안에 있는 '녹지국제병원'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봤다. 사진 제공: 제주특별자치도

게다가 녹지국제병원의 사례는 복지부가 이보다 앞서 유권해석을 통해 제시한 진료거부 금지의 정당한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앞서부터 복지부는 유권해석을 통해 의료법상 금지돼 있는 진료거부 금지의 정당한 사유로 ▲의사가 부재중이거나 신병으로 인해 진료할 수 없는 상황 ▲외래 진료예약 및 입원실 만원 등으로 다른 환자 진료가 불가능한 경우 ▲환자가 요구하는 검사나 투약을 의사의 의학적 판단과 양심상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 ▲의사가 타 전문과목 영역 또는 고난도의 진료를 수행할 전문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경우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인에 대해 업무방해, 모욕죄 등에 해당할 수 있는 상황을 형성해 의료인이 정상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한 경우 ▲더 이상의 입원치료가 불필요하거나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입원치료는 필요치 않다고 의학적으로 명백히 판단할 수 있는 상황에서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함께 전원을 권유하고 퇴원을 지시하는 경우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복지부의 녹지국제병원 관련 유권해석은 상위법인 의료법은 물론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과도 충돌한다. 

제주특별법의 제309조(외국의료기관·외국인전용약국의 법 적용)에는 '외국의료기관과 외국인전용약국에 대해 이 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해서는 의료법과 약사법을 준용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현행 제주특별법에는 외국의료기관의 내국인 진료금지 규정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진료거부 금지'를 규정한 의료법을 준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가 복지부의 자의적인 유권해석을 근거로 내국인 진료금지를 조건으로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허가한 건 상위법 저촉 논란의 소지가 크다. 

이럴 경우 내국인 환자가 녹지국제병원을 찾아 진료를 요청했다가 거부당해 법적인 소송을 제기하면 결국 법원의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녹지국제병원이 내국인 진료를 거부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의료영리화 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복지부와 제주도의 내국인 진료 제한에 대한 해석과 행정처리는 전혀 법적근거도 없는 아전인수격 행위”라며 “녹지국제병원 허가의 전제조건이 되는 ‘제주특별법’과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특례 조례’ 그 어떤 조항에도 복지부와 제주도의 주장처럼 내국인 진료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원희룡 도지사는 영리병원 허가에 혈안이 되어 복지부와 합작해 초법적 판단을 자행하고 있다"며 "법적근거도 없는 외국인전용병원은 아전인수 격 해석이며 내국인 영리병원 허가와 같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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