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의료정책
건강보험·민간보험의 공존을 위한 연계법, 어떤 식으로?국회서 공사의료보험연계법 입법 공청회 열려..."보장성 강화 따라 민간보험 막대한 반사이익 누려"

[라포르시안] "실손보험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분명한 것은 3,000만명이 자발적으로 가입한 것은 그만큼 필요성이 있다는 얘기다. 공사의료보험연계법에 반대한다. 그런데도 만들어야 한다면 비급여 관리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이재구 손해보험협회 상무)

"원죄는 보험사에 있다. TV를 보면 연일 보험상품 광고다. 그렇게 팔아먹고 환자에게 많이 이용한다고 하는 것은 정말 나쁜 짓이다. 또 비급여가 나쁜 것이 아닌데도 법안의 핵심은 비급여 영역에 대한 통제다. 진료권에 대한 침해고 환자에게 더 나은 진료를 받을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다." (김종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김상희(더불어민주당)·윤소하(정의당) 의원이 공동 주최한 가운데 열린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연계법 입법 공청회'에서 나온 참석자들의 발언이다.

현재 국회에는 건강보험과 민간보험 연계법이 보건복지위원회에 3건, 정무위원에 1건이 각각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은 의료비 관리를 위해 위원회를 구성해 국민의료비와 관련한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손의료보험 보장범위를 조정하고 위원회에서 손해율 공시에 대한 의견 등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공청회를 공동 주최한 김상희 의원은 개회사에서 "공사의료보험연계법에 대해서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가 협의체를 만들어 입법 논의를 하고 있는데 진척이 없다"면서 "조속히 입법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위원회와 정무위원회가 관계기관을 압박하고 입법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김주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추진에 따라 민간보험이 막대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데 보험료는 지속 인상되는 등 가입자 환원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13~2017년 사이에 추진된 4대 중증질환 보장성강화 정책과 3대 비급여 개선에 따른 반사이익 규모를 1조5,000억원으로, 19대 국회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당시 김용익 의원은 2조2,000억원으로 각각 추계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른 반사이익이 실손보험사의 지급금을 13.1%~25.1% 감소시키는 규모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관은 "그러나 법안은 '공사의료보험연계심의위원회'의 소속을 어디에 두느냐는 문제부터 실태조사 주체와 결과 공개 범위 등의 세부 내용이 달라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보장성강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보험사 반사이익도 증가...환수 방안 필요"

발제 후 이어진 토론에서 최예지 경실련 사회정책팀장은 "민간의료보험 관리를 위해 공사의료보험연계법은 꼭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법안의 쟁점과 관련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은 정책적 관점에서 관리해야 하므로 공사의료보험연계심의위원회 주관 부처는 복지부가 되어야 한다"며 "또 국민의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유발하기 때문에 실태조사가 의무화되고 그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보장성강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반사이익도 계속 늘어날 것이므로 환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과잉진료 억제책도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히 의료전달체계 개선, 혼합진료 금지 시범운영, 비급여 진료내역 공개 등 구조적인 개혁이 동반돼야 공사의료보험 연계 관리의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연 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공사의료보험 연계가 단기간에 많은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왜곡된 의료시장을 회복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이 애초 논의 방향과 다르게 상품이 출시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종명 성남시의료원 공공의료정책연구소장은 "실손의료보험 문제는 의료비 부담이 거의 완벽하게 보상되는 무상의료 방식으로 출시된 것에서 비롯됐다"면서 "2009년 작성된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활동 백서를 보면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이 서로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도록 '민간보험의 법정 본인부담금과 외래진료에 대한 급여제한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논의 방향과 다르게 상품이 출시됐다. 이것은 국정조사감"이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실손보험은 또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보완하는 효과보다는 특정 비급여를 팽창시켜 도덕적 해이와 국민 의료비 지출만 증가시켰다"면서 "소비자와 의료기관을 탓하기 전에 상품 자체의 문제를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안의 제정과 관련해 김 소장은 "주관부처는 복지부가 되어야 하고 실태조사 범위는 실손형의료보험에다 정액형 민간보험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법안에서 실손보험의 청구 편의를 기한 부분은 좀 생뚱맞다. 연계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병원계 "의료기관서 실손보험 청구대행은 불합리"

보험업계 "일방적으로 실손의료보험을 공적관리하는 건 재산권 침해" 

의료계 대표 단체인 병원협회와 의협은 공사의료보험연계법에 다른 반응을 내놨다. 

서진수 병원협회 보험위원장은 "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민간보험이 헤집고 들어오게 방치한 것에서 문제가 시작됐다"며 "공적 부조 성격인 건강보험과 달리 민간보험은 속된 표현으로 '돈을 넣은 만큼 뽑아낼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에 가입하는 것"이라며 연계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법률에서 실손보험 청구 편의를 규정한 것에는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서 위원장은 "실손보험 청구를 위해 의료기관에서 보험사에 관련 서류 전송을 의무화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보상도 없이 의무만 생긴다면 강력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태조사 부분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자료에 국한해야 하며, 강제화보다 인센티브 등 유인책을 주면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종민 의사협회 보험이사는 "법률의 취지에 공감하지만 우려와 반대 의견을 말하겠다"면서 "실손보험 문제는 상품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환자의 도덕적 해이나 과잉진료 때문이 아니다. 악의적으로 실손보험을 이용하려는 환자도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원죄는 보험사에 있다. TV를 보면 연일 보험상품 광고다. 그렇게 팔아 먹고 환자에게 많이 쓴다고 하는 것은 정말 나쁜 짓"이라며 손해보험업계를 비난했다. 

공사의료보험연계법을 통해 의료기관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것은 환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게다가 실태조사를 통해 의료기관의 비급여 제한이 이뤄지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법률을 의료기관에 대한 통제 수단으로 사용하면 안된다. 실손보험 통제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방향을 잘못 잡으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해보험협회는 '저수가'가 원죄라는 논리를 폈다. 

이재구 상무는 "불편하고 힘든 자리인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실손보험에 3,000만명의 국민이 자발적으로 가입했다. 그만큼 필요성이 있다"면서 "문제는 비급여 관리가 제대로 안된 것에서 시작됐다. 병원을 운영하려면 100원이 필요한데 수가는 80~90원 수준이다. 적자를 메꾸기 위해 비급여를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보험사는 100원 걷어서 120~140원 돌려준다. 치료받은 환자와 의료계가 사과를 먹은 것"이라며 "하지만 의료기관이 잘못된 것도 아니다"라면서 문제의 근원은 저수가라고 지적했다. 

공사의료보험연계법은 5년짜리 법률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상무는 "문재인 케어로 건강보험 보장률을 70% 수준까지 끌어올려 실손보험이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김윤 교수와 박능후 장관이 말했다"며 "실제 그렇게 되면 실손보험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 공사의료보험연계법이 5년짜리 법안이 되는 셈"이라고 했다. 

이영화 보험연구원 변호사는 공사의료보험연계법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을 했다. 

이 변호사는 "법률의 취지와 타당성은 인정하지만 실손보험은 원칙적으로 보험회사가 운영하는 사보험이다. 건강보험과 연계 관리하려면 헌법상 비례의 원칙 및 과잉금지의 원칙에 따라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면서 "그게 아니라 일방적으로 실손의료보험을 공적으로 관리하는 내용이라면 기업 경영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윤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손해보험협회의 주장처럼 실손보험 가입자가 3,000만명이 넘는다.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 수준이 실손보험의 공격적 확대한 많은 가입자를 유도한 토대가 된 것은 사실"이라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향에서 공적보험과 민간보험의 역할을 어떻게 새롭게 재편하느냐가 새로운 숙제"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비급여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민 의료비 절감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주석 보험과장은 "비급여 부분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사의료보험연계법의 실효가 낮을 것"이라며 "상품설계 문제라는 비판이 있어서 끼워팔지 못하게 하고 급여 부분 보장을 줄이고 비급여 일부는 특약으로 빼서 관리하는 등 문제점 해소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비급여 진료비는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 과장은 "비급여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무리 새로운 상품이 나와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통제하지 않으면 적정 수준의 의료비 달성은 어렵다"면서 "특히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병원에 가면 실손보험이 있는지 확인하고 의료서비스를 더 제공하는 부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공사의료보험연계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형우 복지부 의료보장관리과장은 "발의된 4개의 법안의 내용이 비슷하다. 또 위원회를 어디에 둘 것인지 등은 중요한 것 아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공사의료보험연계법의 성사가 가장 중요하다. 빨리 통과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밀어달라"고 부탁했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진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