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지도감독보고서' 전면 개정...절대기준 마련해 적합·부적합 판정

[라포르시안] 대한내과학회가 전공의 수련에 부적합한 수련병원의 정원을 줄이거나 거둬들이고 우수한 수련병원은 전공의 정원을 늘리는 방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엄중식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30일 열린 대한의학회 임원 워크숍 발표를 통해 "학회는 최근 전공의 지도감독보고서를 전면 개정했으며,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지도감독보고서는 내과 전공의 수련병원의 수련환경 평가 방법과 전공의 정원 결정의 근거로 활용된다. 

그러나 현행 지도감독보고서는 수련병원의 수련환경을 일괄적으로 포괄하기 어렵고 수련환경이 열악하거나 부족한 병원의 정원 감축 기준으로 활용하는 데 제한이 있다는 게 학회의 진단이다. 

전공의 정원이 증가할 경우 활용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내과학회는 전공의 수련에 부적합한 수련병원의 정원은 감축하고 우수한 수련병원의 정원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수련병원으로서 갖춰야 하는 절대 기준을 마련해 적합과 부적합을 판정하고, 한편으로는 수련병원의 수련환경을 점수로 매겨 100점 만점에 60점 미만을 받은 불량 수련병원은 정원 회수 대상으로 삼기로 했다. 

절대기준은 교육(수련) 계획서 유무, 연차별 수련교육 계획서 유무, 주간, 월간 수련 교육계획서 유무, 타 병원 파견 유무, 윤리집담회 여부, 전공의 기록 작성의 성실도, 지도전문의 결원 및 수련교육회의 시행 유무, 남녀가 구분된 내과병동 당직실 구비, 휴가 보장 등 후생복지 시설 구비 유무 등을 제시했다. 

상대기준은 전공의 정원 확보율과 전공의 일일 평균 외래 세션 수, 전공의가 내과 외래를 보는 세션 수, 전공의 1인당 월평균 재원환자, 지도전문의 경력 등 수련환경을 평가한다. 

엄 이사는 "이 기준을 토대로 2016년과 2017년에 시뮬레이션을 했고, 수련병원 7곳의 전공의 7명을 수련환경이 좋은 병원에 배정했다"면서 "전체적으로는 120개 수련병원 가운데 50곳가량이 수련환경이 불량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최대 50개의 불량 수련병원이 퇴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공의 지도감독 보고서 전면 개정안은 올해 학회 평의원회를 통과해 확정됐다. 

엄중식 이사는 "평의원회에서 반대 의견 없이 통과됐다. 수련병원 의사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위기감과 전공의 수련이 잘 이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라고 말했다. 

학회의 전공의 정원 감축 및 회수 방안이 전공의 정원 배정 및 조정에 관한 결정권을 가진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엄 이사는 "현재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운영을 보면 학회 의견을 비교적 잘 수용한다. 실제로 최근 5년간 학회의 결정 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면서 "논란의 여지가 있고 감원이나 정원이 회수되는 수련병원의 반발이 상당하지만 걸러내지 않으면 다 죽는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과 수련병원은 전공의 정원이 1명인 곳부터 최대 25명인 병원까지 편차가 크다. 일부 수련병원은 전담전문의가 자주 교체되는 등 수련의 연속성을 기할 수 없다"며 "이런 병원을 정리하지 않으면 수련환경이 좋은 병원들이 정원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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