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혈중 '아디포넥틴(adiponectin)' 농도가 높을수록 노인 우울증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9일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체내에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물질인 아디포넥틴의 농도가 높은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5년 뒤 우울증 발병 위험이 약 11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우울증의 조기 진단을 위해 생체표지자(biomarker)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특히 우울증 환자에서는 정상인 보다 염증성 물질의 분비와 농도가 증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염증성 물질을 통해 우울증이 생기는 것을 미리 예측하는 데에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실제로 염증과 우울증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생체표지자를 찾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연구팀은 인체에서 가장 풍부한 항염증물질 중 하나인 아디포넥틴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서울시 및 성남시에 거주하는 65세 이상의 노인 중 기분장애를 진단받지 않은 633명을 대상으로 혈액을 수집해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를 측정하고, 5년 뒤 구조적 인터뷰를 통해 우울증 발병 여부를 살펴봤다.

혈중 아디포넥틴의 농도에 따라 633명의 노인을 211명씩 상위, 중위, 하위 세 그룹으로 분류했을 때 상위 삼분위 그룹의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는 16.34μg/mL였으며, 하위 삼분위 그룹은 3.54μg/mL로 확인됐다.  

5년 뒤 우울증의 발병 위험성을 분석한 결과 혈중 아디포넥틴 농도가 상위 삼분위에 해당하는 노인들은 하위 삼분위의 노인들에 비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11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노년기가 되면 인체는 우울증이라는 질환이 생기기 전에 이를 막기 위해서 미리부터 염증 반응을 억제할 수 있는 항염증물질의 분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표적인 항염증 물질인 아디포넥틴을 우울증의 조기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힌 최초의 결과"라며 "가까운 미래에는 다양한 생체표지자를 활용해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도 우울증을 예측하고, 나아가 조기에 예방할 수 있는 시대도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정신의학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