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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목숨 앗아가는 무자격자 대리수술..."수술실 CCTV 법제화해야"의료사고 피해자·유족·환자·소비자단체, 국회에 촉구..."응급실은 되고 수술실은 안 된다는 주장은 모순"

[라포르시안] 의료사고 피해자 및 유족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소비자시민모임은 22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을 위해 국회가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에 신속히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동안 무자격자에 의한 불법 대리수술로 환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지난 2013년에는 경남 김해의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장비를 납품하는 업체의 영업사원이 의사를 대신해 대리수술을 하다가 적발됐다. 2014년에는 경남 김해의 한 병원장이 남자 간호조무사에게 관절염 환자 등을 상대로 무릎절개, 수술부위 봉합 등의 수술을 하도록 지시하다가 적발된 일도 있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부산시 영도구 소재 정형외과 의원에서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이 대리수술을 해 환자가 뇌사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심지어 국가공공의료기관 컨트롤타워인 국립중앙의료원에서도 의료기기 영업사원을 수술에 참여시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최근에는 파주의 한 병원에서 무자격자 대리수술로 환자 2명이 사망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잇따르는 무자격자의 대리수술 논란으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 기사: 끊이질 않는 대리수술...'의료전문주의'가 있긴 한 건가>

의료사고 피해자 및 유족, 환자 및 소비자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술실은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되어 있고 전신마취로 환자가 의식을 잃게 되면 그 안에서 발생한 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 무자격자 대리수술에 참여한 사람들 또한 모두 공범관계이기 때문에 내부자 제보도 거의 불가능하다"며 "무자격자 대리수술을 했다가 적발된 의료기관이나 의사의 명단을 공포하는 제도도 없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을 위한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라며 "CCTV 설치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지만 범죄 예방 효과가 큰 것도 사실이며, 최근 의료기관에서도 의료인과 환자의 보호를 위해 대부분의 응급실에 CCTV를 설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경기도는 지난 10월부터 경기도의료원 산하 안성병원에서 수술실 CCTV 설치·운영을 시범적으로 시작한 데 이어 2019년부터는 의료원 산하 6개 전체 병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수술실 CCTV 설치가 의사의 직업수행 자유를 침해하고, CCTV 영상이 유출되면 의사와 환자에게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의료사고 피해자 및 유족, 환자 및 소비자단체는 의협의 주장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환자·소비자단체에서 요구하는 것은 ‘감시용 카메라’가 아닌 범죄 예방 목적의 ‘CCTV’다. 어린이집에 CCTV를 설치하는 이유는 어려서 의사 표현이 잘 안 되는 어린이들의 안전과 인권을 위해서이지 보육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인적이 드문 공원이나 골목길에 CCTV를 설치한다고 해서 그곳을 왕래하는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어린이집·백화점 등 CCTV가 설치된 장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CCTV가 설치된 수술실에서 일하는 의사만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의사가 학술이나 교육 목적의 수술실 영상 촬영은 괜찮고, 일반 수술 CCTV 영상 촬영은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는 것처럼 의식되어 수술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CCTV 영상 유출로 의사나 환자가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수술실 CCTV 설치를 반대한다면 대부분의 병원 응급실에 설치된 CCTV도 모두 떼어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무자격자 대리수술은 의사면허제도의 권위를 추락시켜 의사에 대한 환자의 불신을 가중시키는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의협은 수술실 CCTV 설치를 수용하고 안전하고 인권이 존중되는 수술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무자격자 대리수술의 근절을 위해 국회가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저작권자 © 라포르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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