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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 의사 구속' 사건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의료사고 피해자·환자단체 "의사에게 '미안하다'는 그 말 듣고 싶다"
의협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형사처벌 해선 안 된다"

[라포르시안] "아이가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났는데 의사는 '억울하면 절차 밟으라'고 하더라. 사고가 나고 1년이 지났지만 어떤 과실 인정이나 사과의 말은 없었다."

"의사도 신이 아닌 이상 사고가 날 수 있다. '최선을 다했으나 안타깝게도 이렇게 됐다'고 한마디만 하면 될 텐데 의사들은 사건을 축소 은폐하는 데 급급했다."

지난 6일 오전 의사협회 용산 임시회관 앞에서는 한국환자단체연합과 의료사고 피해자 유족 10여명이 의사협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협이 '오진 의사 법정구속' 사건을 계기로 환자 선별진료 거부권과 과실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제 특례 도입을 주장하는 것을 규탄하기 위해서 가진 자리였다.  하지만 집회는 의협을 규탄하는 목소리보다는 의사에게서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렸다.

최성철 암시민연대 대표는 "오진 의사 법정구속 사건의 경우도 의사가 사과하고 선처를 구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지금 의사협회는 국민의 법감정과 동떨어진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 대표는 "핵심은 환자들이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의료사고 유가족들도 함께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미안하다'는 그 말, 환자와 가족이 듣지 못한 그 말들>

환자단체와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이 기자회견을 개최한 시간에 최대집 의협 회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의료분쟁을 해결하는 원칙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 원칙이란 게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수준이었다. 

의협이 제시한 원칙은 크게 3가지로, ▲의사의 의학적 판단(의료행위 중 과정과 결과를 포함하는 개념)은 형사처벌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예외적으로 고의성(고의적 악행)에 의해 의학적으로 절대 인정될 수 없는 의료행위(주의의무 위반, 설명의무 위반과 본질적으로 다른 개념)에 의해 환자에게 위해를 가한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의료분쟁은 의료과실 유무, 의료과실의 경중이 조정 절차나 민사소송에 의해 검토되고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형사처벌하면 이는 곧 환자의 생명에 직접적 위협을 끼치게 된다"면서 "선의의 의도가 전제된 의사의 의료행위는 보호받아야 하며 이는 의사의 권익을 위한 것보다는 궁극적으로 환자와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 법감정과 동떨어진 주장'만 되풀이한 셈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사망 등 환자안전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의료진과 환자 및 보호자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사과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울산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옥민수·이상일 교수팀은 지난해 5월 의사협회지에 '환자안전사건 소통하기의 필요성: 윤리 및 의료의 질 측면에서'란 기고를 통해 이런 주장을 제기했다.  

이 교수팀은 "환자안전사건 소통하기는 단순한 유감이나 사과 표현 이상의 활동으로, 환자안전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먼저 솔직하게 알리면서 공감 또는 유감을 표하고 사건의 조사를 통해 적절한 보상금을 지급하며 비슷한 유형의 사건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런 행위는 의료소송 건수와 관련 비용 감소, 의료진 처벌에 대한 의향 감소, 의사와 환자 관계 강화, 의료진 추천 및 재방문 의향 증가, 의료질 평가 점수 향상, 의료진의 죄의식 감소 등의 효과를 낸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학 의료원에서 환자안전사건 소통하기 프로그램을 시행한 전후 의료소송 건수와 관련 비용을 비교한 결과, 프로그램 시행 후 환자 방문 10만 건당 월평균 배상요구 건수가 7.03건에서 4.52건으로 줄었다. 월평균 소송 건수도 2.13건에서 0.75건으로 감소했다.

같은 병원에서 환자안전사건 소통하기 프로그램 시행 전후 소화기계 관련 소송의 발생률, 처리 기간 및 비용을 분석한 결과 프로그램 시행 후 환자 방문 1,000건당 소송 발생률이 0.160%에서 0.068%로 줄었다. 소송 관련 평균 비용도 16만7,309달러에서 8만1,017달러로 낮아졌다.

이미지 출처: 대한의사협회가 제작한 '오진' 의사 법정구속, 선생님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동영상 중에서.

이런 효과 때문에 캐나다와 호주 등에서는 환자안전사건 소통하기를 촉진하는 지침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최대집 회장과 의협은 캐나다에서는 지난 100년 동안 의사를 형사처벌한 판결이 단 1건뿐이었다는 사례를 인용하기 전에 이런 노력이 선행되고 있었음을 눈여겨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사고 발생시 환자-의사 소통 강화하는 '사과법' 마련해야

한편 국회에는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환자 및 그 가족에게 하는 위로, 공감, 유감 등의 표현은 재판과정 등에서 사고의 책임을 묻는 증거로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의 의료인과 의료기관은 사건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면서 환자 및 그 가족과의 만남을 회피하려 한다. 그러나 환자 측에서는 의료기관의 이런 태도로 인해 더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환자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과 환자 사이의 소통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고, 소통 과정에서 위로, 공감, 유감의 표현은 이후 재판과정 등에서 과실을 시인하는 증거로 활용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 개정안은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과실 여부가 불분명할 때는 물론이고 과실을 인지한 상황에서도 일단 모든 것을 부인하는 방어적 태도를 버리게 해 환자 측에 ‘진실’을 밝히게끔 하자는 취지이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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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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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ㅎ 2018-11-10 23:29:56

    한국에서 사과하면 과실인정으로 되는데 사법부가 ㅎㅎㅎㅎ   삭제

    • 와우 2018-11-08 12:45:50

      울산대의대 교수님들의 기고글에 동감하며 지금의 의사와 환자와의 대립각을 세우기 보다 소통하는을 먼저 배우고 의대 교양과목에 필수적으로 도입했으면 좋겠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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