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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의협, '수가 정상화' 논의 시작은 했지만…의협, 진찰료 30% 인상·처방료 신설 요구...복지부 "재정 부담 큰 사안이라 국민 설득할 명분 있어야"

[라포르시안]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가 의정협의체를 통한 '수가 정상화' 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25일 오후 어린이집안전공제회 회의실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의정협의체' 6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워낙 민감한 사안을 다루는 자리라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의협 협상단장인 강대식 부산광역시의사회장은 "선진국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그 시작은 진료의 가장 기본인 진찰료 수가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우선 시급히 의원급 진찰료를 원가 수준에 근접하게 30%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급 의료기관 처방 건당 3,000원의 처방료 신설도 주문했다.  

지난 24일 의협 최대집 회장이 제안한 '3단계 수가 정상화 방안'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최 회장은 수가 정상화 진입단계로 진찰료 인상과 처방료 부활 등으로 정부의 수가 정상화 의지를 확인하고 다음 단계로 의정이 적정수가에 대한 합의안 및 계획안을 확정한 뒤 최종단계로 매년 이를 실행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관련 기사: 최대집 회장, '3단계 수가정상화' 방안 복지부에 제시>

반면 복지부 협상단장인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정부와 의료계가 손잡고 무면허 의료인에 대한 특별 대책을 마련하기를 요청한다"고 주제와 동떨어진 언급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도 의협과 복지부는 서로 다른 얘기를 했다. 

의협은 ▲현행 의원급 의료기관의 초·재진 상대가치점수를 각 30% 인상하는 방법으로 기본 진찰료 인상 ▲의원급 의료기관 처방 건당 3,000원 처방료 신설 주장을 밀고 나갔다. 

복지부는 ▲비급여의 급여화 추진 협조 ▲교육상담·심층진찰 확대 ▲의뢰·회송사업 활성화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및 의료인 자율규제 환경 조성 등을 제안했다. 

양쪽은 상대방의 제안사항에 대해 내부 검토를 거쳐 추가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적정수가를 놓고 의협과 복지부의 견해차가 크고,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어 의정협의체에서 이 사안을 다루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시간 가까이 회의를 마친 후 가진 브리핑에서 성종호 의협 정책이사는 "문재인 케어로 상급종합과 종병으로 환자 쏠림이 심화하면서 의원급의 재무구조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며 "대통령이 적정수가를 약속했다. 이제는 수가 적정화의 로드맵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이사는 "복지부가 수가 적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주기를 당부한다. 복지부에는 그런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의원급의 기본진찰료 30% 인상에 2조원 가량, 처방료 3,000원 신설에 1조원 남짓 재정이 소요되는 것으로 예측했다.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기본진찰료 30% 인상과 처방료를 신설하려면 막대한 재정이 필요하다. 게다가 기본진찰료와 처방료는 의원급에만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다"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을 설득할 명분이라고 했다.

정 과장은 "기본진찰료 등을 인상하려면 국민 입장에서 동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성종호 이사는 "처방료가 신설되면 약제비와 진찰료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의정이 기본진찰료 인상과 처방료 신설에 앞서 논의하고 합의해야 할 문제도 있다.

이른바 현행 의료수가의 원가 보장률과 대통령이 약속한 '수가 정상화'가 비급여의 급여 전환 과정에서 관행수가를 인정해주는 부분인지 아니면 비급여의 급여 전환과 별도로 원가 이하인 모든 항목의 수가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인지 기준 설정도 필요하다. 

성종호 의협 정책이사는 "OECD 평균에 못 미치고 세계적인 수준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건보수가의 원가보전율이 62.2%라는 연구결과가 인용됐다"며 "특히 수가를 논의할 때 행위 자체에 대한 수가가 중요하다. 그래야 의료의 질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박리다매식으로 많은 환자를 봐야 의료기관이 생존할 수 있는 구조는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나라마다 의료제도와 보장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는 곤란하다"먀 "게다가 우리나라 건보수가가 OECD 평균보다 낮다지만 경상의료비 증가율은 가장 가파르다. 어느 시점에서 역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재정에 대해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또 최근 3차 상대가치 개편의 시동을 걸었다. 이번에는 부분적인 개편보다는 전체적인 개편에 초점을 맞췄고 진찰료 등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며 "보험국의 애로사항인 에비던스(회계조사)를 위한 의료계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진규 기자  hope11@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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