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0개 국립대병원서 최근 4년간 폭행·난동 286건 발생

[라포르시안] #. 2016년 말, 모 국립대병원에 입원 중이던 40대 A씨는 밤늦게 소변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병동 간호사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주사 바늘과 과도를 들고 병동 간호사들을 위협하던 A씨는 출동한 경찰의 제지로 소동을 멈췄다.

#. 2016년 말, 모 국립대병원 B교수는 평소처럼 병동을 회진하던 중 갑자기 나타난 환자가 휘두른 샤프에 관자놀이를 가격당했다. 이 사건으로 B교수는 얼굴부위를 5바늘이나 꿰매야 했다.

#. 2014년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모 병원 통증센터를 찾은 70대 남성 C씨는 간호사실 앞 데스크에서 업무를 보던 여의사 D씨의 엉덩이를 2차례 만지는 추행을 저질렀다. 의사는 성추행으로 경찰에 신고했고 C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 2016년에는 지방의 모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환자 E씨가 큰 이상이 없다고 판단한 의료진이 퇴원을 권유하자 폭언을 하며 소화기를 분사하는 사건도 있었다.

의료기관 내에서 환자나 보호자에 의한 폭력과 폭언 등의 난동을 피우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위의 사례들처럼 국립대병원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2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4년 여간 환자나 보호자에 의해 발생한 폭행·난동 사례는 286건(응급실 내 114건)에 달했다.

표 출처: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국정감사 자료.
표 출처: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국정감사 자료.

연도별로 보면 2014년 24건(응급실 8건)에서 2015년 29건(응급실 11건), 2016년 71건(응급실 35건), 2017년 66건(응급실 26건)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는 9월 현재까지 총 96건(응급실 34건)의 폭행·난동이 발생했다. 특히 응급실에서 일어나는 폭행·난동도 급증하고 있어 다른 환자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당수의 폭력.난동은 술에 취한 주치환자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4년간 발생한 286건의 폭행·난동 중 47건(16.4%)은 주취자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경미 의원은 "상황에 따라 심신이 약해진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의료진에게 불만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과도한 폭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의료진 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의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병원 내 난동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 마련과 예방을 위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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