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는 악명높은 이미지와 달리 의외로 인류진화의 흔적이라고 한다. 보다 부드러워진 식습관 변화 과정에서 질긴 날음식을 잘게 찢는 역할을 담당했던 안쪽 치아가 기능을 상실하고 더불어 아래턱 크기도 축소되면서 가장 안쪽에 남게 된 치아가 바로 사랑니다.

사랑니가 난다고 해서 모두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간혹 다른 치아들처럼 똑바른 형태로 나서 치열에도 균열을 일으키지 않는 사랑니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우에도 입안 깊숙이 위치하는 사랑니의 특성상 칫솔질을 통한 위생 관리가 어렵고 염증예방 약도 내성이 있기 때문에 사랑니는 반드시 발치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사랑니 발치 전후에 체크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

사랑니 발치 전에는 발치 시기와 병원 선택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먼저 사랑니 발치 시기는 사랑니가 발견된 직후가 가장 좋다. 사랑니는 대개 비스듬히 누운 사랑니이거나 혹은 매복사랑니이기 때문에 뽑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충치 및 염증으로 인한 지속적인 사랑니통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게 될 뿐 아니라 수술 시에도 염증치료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사랑니냄새나 잇몸질환, 심한 경우 치열을 무너뜨리거나 턱관절장애 및 사랑니신경손상까지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사랑니 발치 병원은 대개 대학병원을 떠올리지만 중요한 것은 전문적인 구강악안면외과로서 정밀한 진단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발치 전 사랑니의 정확한 위치와 형태, 그리고 그 주위의 신경구조물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발치 시간과 사랑니통증기간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병원 선택 시 X-ray나 3D CT와 같은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어 치아의 3차원적 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와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여 안전한 사랑니 진단 및 발치가 가능한지 체크해야 한다.

사랑니 발치 후 처치 또한 중요하다. 발치 후 사랑니를 뺀 자리가 정상범위로 회복되기까지는 2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수술 후 최소 2주 동안 금연과 금주는 필수적이며, 운동이나 사우나 또한 삼가야 한다. 음식 섭취는 거즈 제거 후 2시간 이후부터 가능하고,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질긴 음식이나 빨대사용을 피하고 부드러운 유동식부터 먹어주는 것이 좋다.

논현역에 위치한 위즈치과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김기정 원장은 “사랑니의 맹출 양상은 환자마다 개수와 형태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사랑니발치과정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사랑니든 오랜 경력으로 탄탄한 기반을 갖춘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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