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으로 임산부 사망률 급증하자 병원 설립...성폭행 피해여성 치료와 자활 위해 헌신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드니 무퀘게(Denis Mukwege). 이미지 출처: 판지병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https://www.panzifoundation.org/>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드니 무퀘게(Denis Mukwege). 이미지 출처: 판지병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https://www.panzifoundation.org/>

[라포르시안] 올해 노벨평화상의 영예가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 의사와 이라크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여성 운동가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지난 5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콩고민주공화국의 의사 드니 무퀘게(Denis Mukwege)와 이라크 소수민족 야지디족 여성 운동가 나디아 무라드(Nadia Murad)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회는 "드니 무퀘게와 나디아 무라드는 전쟁과 무력 충돌의 무기로써 성폭력 사용을 중단하려는 노력을 했다"며 "두 수상자 모두 그러한 전쟁 범죄에 관심을 갖고 이를 퇴치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드니 무퀘게는 산부인과 의사이다. 무퀘게는 1999년 DR콩고 부카부 지역에 판지병원을 설립해 2015년까지 내전에서 전쟁 수단의 하나로 자행된 성폭행의 피해 여성과 어린 여자아이 등 4만8,000명 이상을 치료했다.

무퀘게 원장은 DR콩고 내전으로 인해 임산부 사망률이 급증하자 1999년 산모들에게 제왕절개 수술 및 기타 부인과 수술을 할 수 있는 판지병원을 설립했다. <판지재단(panzifoundation) 판지병원 홈페이지 바로 가기

판지병원 설립 이후 그의 첫 번째 환자는 산모가 아니라 생식기와 신체가 잔혹하게 훼손된 성폭행 피해 여성이었다. 당시는 DR콩고 내전으로 여성과 소녀에 대한 성폭력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할 때였다.

무퀘게 원장과 판지병원 의료진은 모든 인력과 자원을 집중해 우선적으로 성폭행의 피해자들을 치료했을 뿐만 아니라 영양실조로 인한 조산 등의 산부인과적 도움이 필요한 여성 및 소녀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판지병원 내부 모습. 이미지 출처: 판지병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판지병원 내부 모습. 이미지 출처: 판지병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판지병원은 2015년 기준으로 4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병실 중 250명을 수용할 있는 병실은 성폭력 피해를 입은 환자들을 위해 배정해 놓고 있다.

무퀘게 원장은 성폭행 피해자들이 육체적 상처의 회복뿐만 아니라 그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르가의 작은집(Maison Dorcas)'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복지와 교육 등의 도움도 제공하고 있다.

판지병원이 운영하는 '도르가의 작은집' 프로그램은 치료를 마친 이후 집으로 돌아갈 수 없거나 돌아갈 곳이 없는 여성이나 어린 소녀들에게 기숙사 형태의 작은 방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해 식사, 판지병원에서 제공하는 모든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직업 훈련, 글쓰기, 읽기, 기초적 수학, 자립할 수 있도록 소액 대출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표는 성폭력에 희생된 모든 여성과 소녀, 그들의 가족, 그리고 그들의 지역사회를 치유하고 회복력을 키워줌으로써 이들 개인들은 물론 모든 지역에 다양한 형태의 평화가 깃들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무퀘게 원장은 이런 활동과 함께 대외적으로 DR콩고 내전 종식과 반인도적인 전쟁범죄 중단을 호소했다.

지난 2012년 9월에는 UN 연설을 통해 성폭력 사태에 책임을 져야하는 반군세력들에게 유엔이 만장일치의 비난 성명을 채택·발표하고, 어떤 형태로든지 이런 잔혹하고 반인도적이며 반인권적인 행위를 지원하고 있는 유엔회원국이 있다면 이들에 대해 단호한 행동을 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무퀘게 원장이 UN 연설에서 반군 처벌과 내전 종식을 주장한 지 한달 뒤 그와 가족들은 무장괴한들로부터 습격을 받았고, 가족의 안전을 위해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유럽으로 망명했다.

무퀘게 원장이 유럽으로 망명하자 지역 여성단체들은 지역 경찰을 비난하면서 무퀘게의 귀국을 위해 모금 활동을 시작했고, 판지병원 환자들은 파인애플과 양파를 판돈을 그의 항공권 구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그는 2013년 1월 귀국해 암살의 위함 속에서도 지금까지 판지병원에서 성폭력 피해자 치료를 계속 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무퀘게 원장은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병원에서 수술을 마치고 들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여성들의 얼굴에서 그들이 인정받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무퀘게 원장은 지난 2016년에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이 수여하는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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