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예산 4억4천만원 투입했지만 관람객 일평균 16명 그쳐..."성과 파악하기 어려워"

2016년 12월 22일 열린 헬스케어 미래관 개관식에서 당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원격의료 관련 시스템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 보건복지부
2016년 12월 22일 열린 헬스케어 미래관 개관식에서 당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원격의료 관련 시스템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 보건복지부

[라포르시안] 박근혜 정부 때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디지털헬스케어를 국민이 직접 체험하고 공감대를 확산해 원격의료 제도화 기반을 구축한다는 취지로 설치한 '헬스케어 미래관'의 운영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6년 12월 22일 국민이 디지털헬스케어를 직접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헬스케어 미래관을 서울시 중구의 퍼시픽타워빌딩 1층에 개관했다.

헬스케어 미래관은 디지털진단 및 스마트 헬스케어, 모바일 디바이스, 원격의료, 의료 인공지능, 보건의료 빅데이터, 유전체 정보분석 등 7가지 테마 세션으로 구성됐다.

복지부는 헬스케어 미래관 운영을 위해 해당 공간을 2016년 10월 29일부터 2021년 10월 28일까지 60개월 계약(의무임대차기간 3년)으로 임대했다. <관련 기사: 복지부, 원격의료 등 체험 ‘헬스케어 미래관’ 개관>

특히 이 시설은 당시 박근혜 정부가 국정과제로 밀어붙이던 원격의료 활성화를 위한 대국민 여론조성 목적으로 개설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헬스케어 미래관 개관행사에서 복지부는 국내 디지털헬스케어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홍보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페루의 리마 까예따노 에레디야병원과 가천대 길병원 간 원격의료를 시연하기도 했다.

당시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헬스케어 미래관 개관식에서 "의료-IT 융합으로 의료취약지 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제고하고 만성질환을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의료사각지대 해소와 국민건강수준 향상이 가능해질 수 있다"며 "헬스케어 미래관이 ICT를 통한 미래 보건의료의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공개한 ‘2017년회계연도 결산 분석’ 자료를 보면 복지부가 2017년에 헬스케어 미래관 운영을 통한 디지털헬스케어 정보제공 관련 예산으로 4억4,000만원을 집행했으나 이 시설을 다녀간 관람객은 연간 3,950명에 그쳤다.

관람객 수를 주당 평균으로 보면 79.5명에 불과하고, 1일 평균으로는 15.9명에 그친 셈이다. 

작년 한 해 관람객 현황을 보면 일반 국민이 3,590명이 다녀갔고, 해외정부 대표단으로 8개국에서 53명이 관람을 했다. 또 의료기관과 대학 등에서 단체 예약관람으로 307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관람객 실적이 저조하지만 복지부는 3년 의무임대기간이 끝나는 내년 말까지 이 시설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처지다. 실효성도 없는 사업을 위해 연간 수억원의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보고서를 통해 "관람인원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정보제공 효과가 높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업이 원격의료제도화 기반 구축의 내역사업이라는 점에서 일부 원격의료 관련 제품이 포함된 전시관 운영으로 원격의료제도화 기반 구축에 대한 성과를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현행과 같은 관람실적으로는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정보제공 효과 및 원격의료 제도화의 기반 구축 성과가 미흡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면밀한 사업관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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