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병원 차재명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차재명 교수

[라포르시안] 대장암 검사 결과가 날씨에 달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더운 여름철에는 실시하는 '분별잠혈검사'의 경우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은 소화기내과 차재명·곽민섭 교수팀이 국립암센터와 연계해 국암암검진 대장암 검진을 받은 478만8,104명의 분변잠혈검사를 분석한 결과 여름철에  분변잠혈검사 양성률이 가장 낮았고, 분변잠혈검사에서 정상판정을 받았지만 추후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으로 진단되는 ‘중간암’의 발생이 유의하게 높았다고 25일 밝혔다.

대장암이 발생하면 암 표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혈액(잠혈)이 떨어져 나오는데, 이를 찾아내는 검사가 바로 분변잠혈검사다. 분변잠혈검사를 매년 꾸준히 받을 경우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을 32% 감소시킬 수 있고, 2년에 한번만 검사를 받더라도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을 22% 감소시킬 수 있다.

현재 국가건강검진에서는 50세 이상 평균위험군 국민을 대상으로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며, 이 검사에서 이상이 있을 경우 대장내시경 확진 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한다.

문제는 분변잠혈검사가 더운 날씨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는 점이다. 대변에 섞인 미세 혈액인 잠혈이 무더운 날씨에 노출될 경우 분해돼 검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더운 날씨에 노출된 대변 검체에서 잠혈이 있지만 검출되지 않아 정상으로 판정(위음성)되는 문제가 여러 실험으로 지적돼 왔다. 유럽에서도 여름철 분변잠혈검사 양성률이 떨어지고, 실제로 잠혈이 있지만 없다고 판정되는 위음성 검체가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차재명·곽민섭 교수팀이 처음으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차재명 교수는 “연구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여름철 분변잠혈검사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면서 “여름철 검사의 정확도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는 검체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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