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올해도 제약업계는 어김없이 ‘7말8초(7월말부터 8월초)’에 일괄적으로 여름휴가에 돌입한다. 제조업의 특성상 대부분의 생산(의약품) 공장 라인이 이때 멈추기 때문이다.

일주일간의 ‘황금연휴’에 들어가지만 제약업계의 분위기는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불법 리베이트 사건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

최근 영양수액제 전문업체인 엠지(MG)사가 영업대행업체(CSO)를 이용해 16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병원에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엠지는 현금 교부, 법인카드 대여, 식당·카페 선결제 등 방법으로 리베이트를 교묘히 제공했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은 지난 18일 영양수액제 불법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 엠지와 CSO·도매업체 대표이사 등 임직원 5명과 리베이트를 수수한 도매업체 임직원 3명 및 의사 101명을 입건하고 그 중 83명을 불구속기소했다.

특히 이번 리베이트 사건에는 CSO의 거래내역에 국내 상위제약사 3곳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검찰의 수사 방향에 따라 제약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7월 초에는 대구지역 도매업체들이 의사들에게 처방을 대가로 약 4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가 드러났다. 현재 대구 동부경찰서는 울산 소재 A병원 소속 의사와 대구 소재 B의약품도매업체 등 관계자 50여명을 의료법과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상황이다.

대구지역 9개 도매업체 관계자들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A병원 소속 의사들에게 처방을 대가로 3억8,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 역시 국내 상위제약사가 고마진 대가로 리베이트를 건 낸 혐의로 거론되고 있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혁신형 제약기업 재인증에 탈락한 제약사도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약산업 육성·지원위원회를 열어 일양약품, 바이오니아, 한올바이오파마 등 3곳을 혁신형 제약기업 재인증에서 탈락시켰다. 재인증에 탈락한 3개사 중 일양약품과 한올바이오파마는 올해 3월 불법 리베이트로 약가인하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리베이트 방지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고질병인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며 “업계 스스로가 리베이트 영업 관행을 버리지 않는 한 같은 형태의 리베이트 사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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