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자 7만명 선 답보 상태..."의협 회원이 13만명 이라는데 부끄러운 일"

[라포르시안] 지난 1일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환자가 폭행당한 사건을 계기로 안전한 의료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진행되고 있지만 참여자 수가 7만명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  

이 국민청원은 최근 응급의료현장에서 의료진 폭행 사건이 잇따르면 의료계 안팎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일 국민청원이 올라온 지 일주일 만에 동의자가 5만명을 넘어서며 청와대로부터 공식 답변을 들을 수 있는 기준인 20만명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지난 9일부터 동의자 증가 속도가 꺾이면서 18일 오전 7시 현재 7만5,573명에 머무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바로 가기>

이에 따라 의료계 안팎에서는 국민청원 마감 시한인 8월 3일 이전까지 20만명을 넘기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의사협회는 18일 오전 상임이사회를 열고 국민청원 20만 돌파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 

정성균 대변인은 "국민청원 동의자 수가 답보하고 있다. 이미 지역의사회 등 산하단체에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치과의사협회 등에도 협조를 구했다'면서 "상임이사회에서 좀 더 추진력 있는 대책을 마련해 20만명을 넘기겠다"고 말했다.

의협 대의원회도 대의원회 단톡방과 의협 집행부, 시도의사회장, 개원의협의회장 등에 '화요유구(畵虎類狗, 호랑이를 그리려다 개를 그리게 됨) 절대반대'라는 제목의 글을 보내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이 글에서 "국민청원 동의자 수가 7만명에서 정체되고 있으니 심히 한심스럽다. 이대로 가다가는 20만 목표를 채우지 못해 의사단체의 체면과 위상이 말도 안 되게 추락할 것 같다"며 "(의사협회가) 13만 회원이라는데 모두 동참하지 못하는 것은 모르는 회원이 많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임직원들이 전화하기 운동을 펼치고 반상회를 열어 설명하고 '폭력 규탄대회'와 같은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동료 의사들이 잇따라 매를 맞고 살해 위협을 당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 의사사회에 대한 질책의 의미도 있는 셈이다. 

앞서 지난 8일 의협 주도로 약 200명의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열린 '의료기관 내 폭력 근절 범 의료계 규탄대회'에 참가한 한 원로 의사는 "진료실에서 의사가 폭행당하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집회 참가 인원이 200명도 안 되는 현실이 너무도 부끄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역의사회 한 임원은 "의사란 직업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채 두 평도 안 되는 진료실에서 종일 환자를 진료하고 그때그때 처리해야 할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금세 간다"면서 "그러다 보니 주변을 돌아보고 살필 여유가 없고, 동료가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에도 잠깐 분개했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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