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연세의료원이 산하 기관장 인선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 15일 의료원 인사를 통해 윤도흠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유임 발령했다. 또 치과대학장 겸 치의학전문대학원장, 간호대학장 겸 간호대학원장 인사도 확정 발표했다. 

이들의 임기는 오는 8월 1일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발표됐어야 할 의과대학장, 세브란스병원장, 강남세브란스병원장 등 의료원 산하 주요 보직자 인사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제의 발단은 연세대가 지난 12일 교원인사위원회를 열고 윤도흠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의 연임을 결정하면서부터다. 

앞서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후보추천관리위원회는 전임교수들을 대상으로 의료원장 후보자 결정 여론조사를 벌여 1위를 차지한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과 2위를 차지한 윤도흠 의료원장을 추천했다.

그런데 김용학 총장이 2위를 한 윤도흠 의료원장의 연임에 무게를 두면서부터 일이 꼬였다. 

김용학 총장이 이병석 원장에게 계속 세브란스병원장직을 맡아달라고 했으나 이 원장은 이를 고사했다. 이에 차선책으로 이병석 원장의 추천을 받은 후보를 인사위원회를 거쳐 병원장에 임명하려고 했으나 이마저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여기에 의료원 소속 교수들이 인사 난맥이라고 총장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차기 세브란스병원장,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을 비롯해 의대 학장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해당 보직의 공백이 우려된다. 

사실 교수 투표에서 2위를 한 후보가 의료원장에 임명된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정남식 의료원장이 투표에서 2위를 했지만 임명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학 측이 어느 정도 의료원의 자율경영을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의료원장 후보 여론조사 투표결과를 존중해 인사를 단행해 왔다. 연희전문학교·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의 통합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취지에서다. 

이번 인사를 두고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들 사이에서는 '인사 난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의대 소속 한 교수는 "총장이 현 의료원장과 계속 가겠다고 무리한 결정을 하면서 교수들이 산하 기관장 인선에 반발하는 것"이라면서 "모든 일은 순리대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대 교수는 "신임 병원장 등이 결정된 줄 알았는데 막판에 뒤집혔다니 황당하다"면서 "의료원 내에는 차기 학장과 병원장은 누구라는 소문이 쫙 퍼졌었다. 자칫 신임 의료원장 리더십에 흠집이 나고 내홍이 깊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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