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약품 생산기업 인수...글로벌 제약기업 꿈에 한걸음 더

[라포르시안] SK그룹이 당장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 제약·바이오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바이오제약 위탁 개발 생산(CDMO) 기업 엠팩(AMPAC Fine Chemicals)의 지분 100%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 금액은 1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가 국내 제약·바이오사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SK는 SK바이오텍(글로벌 판매·마케팅), SK바이오팜(원료의약품 생산), SK케미칼(의약품개발), SK바이오사이언스(백신 개발) 등 의약품 연구 개발부터 생산, 판매, 마케팅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종합제약사로 발돋움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번에 인수한 엠팩은 항암제, 중추신경계, 심혈관 치료제 등에 사용되는 원료 의약품을 생산하며 연 15%이상 고성장 중인 의약품 제조 기업이다. 미국내 3곳의 생산 시설과 연구 시설 1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500명 이상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제약·바이오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인 SK가 이번 인수로 글로벌 시장에서 질적, 양적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그룹에서 제약사업 담당은 SK케미칼이다. 이회사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주요사업 구조는 제약과 백신이다.

SK케미칼은 지난 1일자로 바이오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외부 투자 유치에 용이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백신만을 전문으로 하는 신설법인 ‘SK바이오사이언’을 설립했다. 제약과 백신을 분리해 ‘투트랙 전략’으로 사업의 전문성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분사 후 비전을 ‘혁신적 백신기술의 글로벌 리더’로 정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혁신적 R&D 기술과 최첨단 생산시설 등 우리가 가진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백신 명가로 거듭나자”고 강조했다.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와 로슈 두 기업의 연간 매출액은 96조원(2015년 기준)으로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의 8.1%를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단일 품목 매출 1위를 기록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판매액은 16조원으로, 국내 의약품 시장 전체 규모(19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라 제약 시장은 연평균 4%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세계적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곳이 바로 제약산업이다. 선진국은 일찍이 제약 산업의 고부가가치에 주목하고 경쟁적으로 육성에 나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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