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공장·연구개발직 없어 노동시간 단축 부담 적어...앞서부터 유연근무제 도입

 [라포르시안]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노동시간 단축에 대응하느라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국내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는 한결 수월한 분위기이다. 

현재 국내 제약사는 연구개발, 영업, 의약품 생산 등에 주력하고 있다보니 노동시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국적 제약사는 글로벌에 본사를 두고 국내에서는 지사 개념의 '중개자' 업무환경을 유지하고 있어 국내 제약사에 비해 노동시간 단축에 한결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의약품 연구개발 부문을 살펴보면 국내 제약사는 특정 시기에 집중근무가 불가피하고, 신약개발 정보유출 관리 차원에서 대체인력 채용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다국적 제약사는 본사 중앙연구소 차원에서 연구개발이 진행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임상과 학술 등 분야에서만 집중적으로 검토·관리하면 된다.

영업직의 경우도 사정이 비슷하다. 국내 제약사는 주로  제네릭 중심의 영업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직원들은 의사가 진료를 마치는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거나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집중적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일이 다반사다.

의약품 생산분문 역시 국내 제약사들은 직접 공장시설을 운영하며 생산하고 있지만 다국적 제약사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공장을 운영하다보니 노동시간 단축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게다가 다국적 제약사들은 앞서부터 ▲시차출퇴근제 ▲선택근무제 ▲재량근무제 ▲원격근무제 등의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노동시간 단축 대응이 한결 수월한 편이다.

이번에 300인 이상 사업장 근무제에 해당되는 다국적 제약사는 모두 8개 정도로 파악됐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발간한 2017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화이자(697명), 바이엘코리아(554), 한국노바티스(492), 한국GSK(490), 한국얀센(486), 사노피아벤티스(418), 한국AZ(357), 한국로슈(350) 등이 300명 이상 근무하는 기업이다.

다국적 제약사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 영업, 의약품 생산 등 분야에서 국내 제약사와 업무 환경이 다른 만큼 정부의 주52시간 근무제를 반기는 분위기”라며 “다만 임상시험연구를 총괄하는 학술부 등은 늦은 밤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근무시간 관리는 논의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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