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한 경찰 앞에서 의료진 협박...의협 "응급실 폭력 가해자 솜방망이 처벌 때문"

환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피를 흘리는 의료진 모습.
환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피를 흘리는 의료진 모습.

[라포르시안] 전북 익산의 한 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진료 중 환자에게 폭행을 당해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 

2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0시경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센터에서 술에 취한 남성 환자 B(46)씨가 이 병원 응급의학과 A(37)과장이 자신을 비웃고 진통제를 놔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로 구타했다.

A과장은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비골과 치아가 골절될 정도로 크게 다쳤다.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되면서도 '감옥에 갔다 와서 칼로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사건 소식을 접한 의사협회는 "진료 의사는 단순히 한 명의 의사가 아니다"라며 B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의협은 "지난 2015년 관련법 개정으로 응급의료를 방해하거나 의료용 시설 등을 파괴·손상 또는 점거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처벌이 강화됐지만, 응급실 폭행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응급실 폭행의 심각성에 대한 캠페인 등 국가의 적극적인 홍보 부재와 가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응급실 등 의료기관에서의 폭행은 단순히 의료인 폭행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진료 기능을 제한하고 심할 경우 의료인력 손실로 인한 응급진료 폐쇄 등을 불러 국민의 건강과 생명 보호에 문제가 발생하는 중차대한 일"이라며 "이 사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의료인 폭행의 심각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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