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안전병원⋅노동존중 일터 만들기 병원노동자 대행진' 열려...'안전한 병원 만들기' 국민청원 돌입

6월 27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환자 안전병원⋅노동존중 일터 만들기 보건의료노동자 대행진' 모습.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6월 27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환자 안전병원⋅노동존중 일터 만들기 보건의료노동자 대행진' 모습. 사진 제공: 전국보건의료노조

[라포르시안] 전국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는 27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조합원 4,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환자 안전병원⋅노동존중 일터 만들기 보건의료노동자 대행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병원 노동자들은 ▲4Out(공짜노동, 태움, 속임인증, 비정규직 Out) ▲보건의료인력법 제정으로 환자안전 노동존중병원 만들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병원비 걱정없는 사회 만들기 ▲산별교섭 정상화를 결의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환자안전병원, 노동존중일터 만들기 보건의료노동자 투쟁 선언'을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사회 대개혁의 추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진전이 있었으나 노동개혁과제는 일터 정문 앞에 멈추어 서 있고 보건의료 개혁이 제도의 틀 앞에 멈춰 서있다”며 "환자안전병원과 노동존중일터를 만들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결의했다.

병원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만성적인 인력부족으로 인해 환자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증언도 쏟아졌다. 

전북대병원에서 근무하는 5년차 간호사는 현장발언을 통해 "하루 병원에 있는 시간이 8시간은 어림도 없고 10시간을 훌쩍 넘겨 퇴근하기 일쑤이고 근무후 교육이라도 있으면 12시간도 넘게 병원에서 근무한다"며 "그래도 병원에서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이 간호사는 "저의 꿈은 병원에서 사직하는 것이다. 저는 진정 사람답게 살고 싶다"며 "이제 더는 사람이 죽어가는 병원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병원으로 바꾸었으면 좋겠다. 환자도 직원도 아프지 않는 병원이 되려면 인력 충분해야 한다. 더 이상 병원의 인력문제를 개별 병원에 맡겨서는 안되고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눈속임에 다를 바 없는 의료기관평가 인증제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2010년부터 의료기관 인증평가제를 실시하면서 의료인으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었다. 왜냐면 환자 안전과는 무관한 눈속임 인증제이기 때문"이라며 "의료기관 평가인증을 준비하는 동안 정규 업무시간에 환경 및 물품정리, 간호기록 점검 등을 하느라 직접 환자를 보는 간호 시간이 줄어들고, 인증기간 동안 병원은 입원환자를 줄이고 수술 및 검사 건수를 줄이고, 감염환자를 받지 않거나 평가위원 점검 시간을 피해서 환자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증제 준비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간호사들은 사직 욕구가 상승하고, 인증기간에 맞추어 휴직에 들어가려고 한다"며 "일주일 평가가 끝나면 다시 모든 상황이 원상회복한다. 더 이상 눈속임 인증, 반짝인증은 안된다. 인력충원을 전제로 의료기관 인증제를 전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적인 인력부족과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현장증언도 이어졌다.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병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인력부족, 열악한 노동조건, 갑질과 인권유린 등이 원인"이라며 "한국의 간호사 한명이 돌봐야하는 환자가 선진국에 비해 3-4배 많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몸과 마음은 병들어 가고 있다. 그래서 간호사들의 70%가 사직을 꿈꾸고 30%는 실제 사직을 하고 있다"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그는 "신규 간호사들은 입사후 제대로 트레이닝도 받지 못하고 환자 간호에 투입되면서 매일 매일 입술이 바짝 바짝 타 들어가는 긴장감으로 일하고 있다"며 "이제 인력 확충과 충분한 신규간호사 교육기간을 확보하여 모두가 웃으며 성심을 다해 환자 간호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사고 없는 안전한 병원' 만들기를 위한 1개월간의 청와대 20만 국민청원 운동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게 병원입니까? 의료사고 없는 안전한 병원 만들어 주세요'라는 청원글을 올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바로 가기>

보건의료노조는 이 청원글을 통해 "안전한 병원, 병원다운 병원을 위해 의료사고, 안전사고, 불법의료, 인력부족 등의 네 가지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며 "반복되는 의료사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안전사고, 만성적인 인력 부족 등으로 대한민국의 병원은 지금 응급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를 향해 ▲꼬리자르기식이 아닌 의료사고 진상규명과 사례관리, 철저한 재발방지대책 마련 ▲병원내 안전사고 위험요인 조사와 안전사고 예방조치 ▲무면허 진료와 대리처방, 편법적인 인력운영 등 불법의료 근절 ▲병원내 갑질과 인권유린, 폭언·폭행·성희롱 등 병원내 모든 폭력 근절 ▲환자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한 충분한 인력확충과 근무환경 개선 ▲보건의료인력법 조속히 제정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현재 안전한 병원 만들기 국민청원에는 5,000여명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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