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열린 필립모리스의 기자간담회 모습.
지난 6월 18일 열린 필립모리스의 기자간담회 모습.

[라포르시안] 궐련형 전자담배도 해롭긴 마찬가지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를 담배 제조사인 필립모리스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자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필립모리스의 주장을 재반박하는 자료를 내면서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이 일반 담배와 유사한 수준이며, 2개 제품은 타르의 함유량이 일반 담배보다 높게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관련 기사: "궐련형전자담배, 일반담배보다 타르 더 많아...발암물질도 포함">

식약처 발표 이후 아이코스 제조사 필립모리스는 지난 18일 서울 포시즌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식약처가 9일 발표한 유해성 조사결과를 보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에 포함된 유해성분 9종의 함유량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일반담배에 비해 평균 90% 적은 것으로 확인됐음에도 식약처는 이런 분석결과를 배제하고 타르 수치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주장하며 식약처의 해명을 요구했다.

필립모리스는 "식약처는 WHO와 EU 등이 타르가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는 잘못된 개념이라고 규정한 견해도 무시했다"며 "WHO는 타르는 담배규제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아니기 때문에 측정할 필요가 없으며, 타르 수치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혀왔다"고 반박했다.

타르 수치는 잔여물의 단순 무게(mg)이므로 독성물질과 그렇지 않은 잔여물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립모리스는 "독일 연방위해평가원(BfR)을 비롯한 해외 보건기관들이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는 일반담배 연기와 질적으로 매우 다르며, 타르를 비교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식약처가 타르 수치를 계산할 때 제품의 특성상 수분 측정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측정 방법을 보완하지 않았다고 필립모리스는 지적했다.

일반담배의 연기와 달리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는 수분량이 80%가 넘어 정확한 수분량 측정이 매우 중요하며 수분함량이 높을수록 제대로 측정하지 않으면 측정 과정에서 증발량이 늘고, 그 증발한 수분량이 타르 수치로 둔갑한다는 것이 필립모리스의 설명이다.

필립모리스는 "식약처의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험분석평가위원장(신호상 공주대 교수)의 발언을 보면 측정방법을 보완하는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반 담배를 피운 488명과 궐련형 전자담배로 바꾼 496명 등 984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임상연구 한 결과도 공개했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로 전환한 흡연자는 6개월 뒤 8가지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 수치 등 신체평가지표가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한국필립모리스의 김병철 전무는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식약처는 이미 궐련형 전자담배로 전환한 흡연자나 앞으로 이를 고려하는 흡연자에게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이 일반담배 대비 현저히 감소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며 "흡연자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필립모리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필립모리스의 이번 발표는 이해당사자가 직접 시행한 연구 결과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객관성이 확보되었다고 할 수 없다'면서 "필립모리스는 이번 연구 결과뿐만 아니라 유사한 연구 결과를 미국 FDA에 계속 제출하고 있으나 FDA는 아이코스의 미국 내 판매 및 광고를 허가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르 수치를 측정할 필요가 없다는 필립모리스의 주장에 대해서도 "WHO의 담배제품 규제의 과학적 근거에 관한 보고서 중 '타르는 담배규제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아니기 때문에 측정할 필요가 없으며, 타르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문장만 인용해 단순해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보고서는 '타르가 유해물질의 집합체로 타르 총량을 조사하는 것보다 그에 포함된 독성물질을 개별적으로 조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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