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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암환자 목숨 볼모로 벼랑 끝 약가협상 다국적제약사 규탄"

[라포르시안] ‘리피오돌’은 간암 환자의 주요 치료인 ‘경동맥화학색전술’(TACE) 시행 시 항암제와 혼합해 사용되는 조영제다. 이 제품은 프랑스 제약사인 게르베가 국내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대체약제가 없기 때문에 게르베의 국내 공급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게르베가 한국 현지법인을 통해 리피오돌의 약가를 500% 인상하지 않으면 한국에 더 이상 이 약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통보했다. 최근에는 수입마저 중단되어 ‘리피오돌’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면서 일선 병원의 재고가 바닥나 간암 환자 치료에 적신호가 켜졌다.

환자단체가 다국적 제약사의 이 같은 약가협상 방식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환자단체는 4일 성명을 내고 "간암 환자 생명을 볼모로 벼랑 끝 약가 협상을 진행하는 게르베코리아를 규탄하며, 해당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할 것을 정부와 제약사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게르베는 ‘퇴장방지 의약품’으로 지정된 리피오돌의 건강보험 약가를 500%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며 지난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가조정 신청을 했다.

지난 2012년에도 약가조정 신청을 해 약값이 일부 인상됐지만 2015년 이후 수입 원가 상승이 반영되지 않아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는 게 게르베 측의 주장이다.

환자단체는 "문제는 게르베가 심평원에 요구한 약값이 기존 약값의 5배나 되고, 수입마저 중단돼 리피오돌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라며 "지난 두 달 동안 의료현장에서는 리피오돌 재고분으로 환자를 치료해 왔으나 최근 재고분마저 바닥 나 당장 환자 치료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우려했다.

환자단체는 "현재 리피오돌 한 개의 가격은 5만2560원이다. 게르베는 이 가격의 5배에 해당하는 26만2800원으로 인상해 달라고 심평원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무리한 약값 인상 요구에는 최근 중국에서 리피오돌 한 개의 가격을 약 30만 원으로 인상해 주었고, 고액의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중국에 물량을 몰아주는 배경도 있다"고 지적했다.

게르베가 간암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무리하게 약값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제약사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성토했다.

환자단체는 "우리나라 약가제도는 현행 약값에 불만이 있는 경우 환자나 제약사 모두 약가조정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놓았기 때문에 게르베가 심평원을 상대로 약값 인상을 요구하는 약가조정 신청을 한 것 그 자체에 대해 비난할 생각은 없다"며 "그러나 게르베가 리피오돌 수입을 중단한 상태에서 심평원과 약가조정을 하는 것은 제약사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비인도적 처사"라고 비난했다.

또한 "제약사는 적어도 의료현장에서 간암 환자 치료에 차질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놓은 후에 심평원과 약가조정을 해야 한다"며 "간암 환자들을 벼랑 끝에 세워두고 ‘리피오돌’ 약값을 5배 인상해 달라며 심평원과 보건복지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는 전형적인 독점 제약사의 갑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보건당국을 향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환자단체연합은 "제약사의 의약품 독점권으로부터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강제실시, 병행수입 등의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근본적으로는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한 제약사의 약값 인상 폐단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 차원의 제도적, 입법적 조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기 기자  bus19@rappor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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